당도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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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헌수



신천지를 찾아가는 바닷길은 멀고 험하다. 강가에서 살아온 대부분 사람들에게 바다를 항해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배를 타고 가까운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고 인근 강으로 올라가 물물교환을 해본 경험이 있으나 역시 큰 바다를 항해해본 사람들은 손꼽을 정도로 많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사람들이 강에서 사용하고 있는 통나무를 파서 만든 쪽배나 뗏목을 엮어 만든 우태는 파도가 높은 바다에서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에는 위험성이 높았다. 그나마 바닷길을 오르내리는 통나무를 연결해서 만든 당도리배가 쓸만한데 제작이 힘들어서 크기가 작다는 단점이 있었다.

환웅님은 당도리배의 덩치를 키우고 성능을 개선해서 개척단의 모선으로 써야겠다고 결심하고 배 만드는 장인인 지위를 만나보기로 했다. 지위의 작업장은 강 하류에 있는 작은 섬에 있는데 이곳은 두 섬이 마주 보고 있고 섬과 섬사이 수심은 깊지 않고 물흐름은 느려서 배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지위는 자신이 만든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갔다가 폭풍우를 만나 남쪽 바다 먼 곳에 있는 섬까지 떠내려 갔으나 구사일생으로 귀환한 경험이 있다. 그 일을 겪은 후 지위는 항상 큰 배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언젠가는 제일 큰 배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기량과 기술을 꾸준히 향상해왔다.


환웅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은 지위는 직접 배를 타고 나아가 환웅님을 맞이하고 영접하였다. 바다를 건너 다닐 수 있는 큰 배를 만들 수 있겠냐는 환웅님의 요청에 지위는 평생 동안 꿈꿔왔던 일을 죽기 전에 할 수 있게 되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지위는 환웅님께 공손히 절하고 한평생 갈고 닦은 기량과 솜씨를 남김없이 발휘하여 세상에서 제일 훌륭하고 아름다운 배를 선사하겠다고 다짐하였다.

배를 만드는 작업장은 큰 섬의 뒤편에 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그곳에는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당도리배 한 척이 있었다. 지위는 환웅님께 배 이곳저곳을 보여주면서 큰 배가 되려면 어디를 수정하고 어떻게 보강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보관해 온 설계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부분은 모래땅에 그림을 그려서 쉽게 알려주는 열정을 보였다.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하고 애쓴 보람이 있어서 지위의 설계와 구상은 빈틈없이 완벽했다. 문제는 목선의 주된 재료인 나무인데 유선형의 이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휘어져 있는 긴 나무가 필요했다. 나무가 크고 길수록 더 큰 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키 크고 잘 생긴 나무를 구하는 것이 절반의 성공을 보장받는 길이었다.

굵은 나무를 인위적으로 구부려 형태를 잡는 일은 어렵고 힘든 작업이지만 시간도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휘어져 있는 나무를 그대로 쓰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건에 맞는 나무를 빠른 시일 내에 공급받는 일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환웅님은 강 상류에서 통나무 벌목작업을 하고 있는 나무꾼들의 도움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위를 동반하여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지위는 나무꾼들에게 배 만들기에 적당한 나무의 크기와 생김새를 자세히 알려주었고 나무꾼들은 산속으로 들어가 알맞은 나무를 찾아내서 강 하류에 있는 지위의 조선소로 떠내려 보냈다. 좋은 나무를 확보한 지위의 배 만들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환웅님은 모선과 함대를 이룰 수 있도록 중형 당도리 배도 여러 척 만들도록 부탁하였고 통나무 쪽배도 바다로 나갈 수 있게 구조를 개선해서 여러 척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지위는 환웅님의 뜻에 따라 나무의 크기와 생김새에 따라 그 쓰임새를 구분하고 다양한 종류의 배들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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