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거의 중독이라 할 만큼이죠. 어느 정도냐면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던 때가 있었죠? 저 같았으면 그 순간에 커피를 마신다고 했을 겁니다. 딱 그 정도의 중독 증세가 있죠.
제가 운전을 할 때면 언제나 챙기는 건 커피죠. 사건 발생 날도 저는 커피를 샀고 그 당시에 제가 자주 챙겼던 건 얼음컵과 커피팩을 사서 부어먹는 커피였어요.
그런데 그날은 동네 마트에서 사다 보니 마땅히 커피를 부을 장소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날은 차 안에서 해결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는 금방 알게 되었답니다.
차에 와서 보니까 얼음팩이 생각보다 단단하더라고요. 커피를 부어도 빨대가 들어갈 틈이 없었지요. 그래서 저는 얼음팩을 살살 달래보기로 합니다.
조심스럽게 얼음팩을 쥐고 '톡톡'가볍게 누르듯이 두드려봅니다. 아무런 미동이 없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만 더 힘을 줘서 '톡톡'해봅니다. 역시나 똑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줘보는데...
그런데 그때~!
얼음은 발사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날아올라 사라져 버렸지요. 저와 제 아이는 황망한 눈길로 얼음이 사라진 컵을 봤어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3초 정도는 그대로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후다닥 뛰어나가서 조수석 문을 열었어요. 놀러 갈 짐이 가득한 차 안에서 얼음을 찾기는 너무 힘들었지요. 아무리 찾아도 얼음은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설마 하는 마음으로 조수석 아래를 내려다보았는데 그곳에 얼음이 있더군요.
제가 아이 옷을 사고 조수석 아래에 그냥 놔둔 종이가방 속에서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저를 보고 방긋 인사를 했죠.
"아싸! 먹을 수 있다. 아싸! 아싸!"
"......................"
아이는 저를 보며 굉장히 황당하단 표정을 지었답니다.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