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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세 Feb 10. 2023

긴긴밤

작고 소중하여 덧없는 것들을 헤아리며 잠 못 이룬 숱한 긴긴밤들은 돌아보니 찰나와 같더라.

아마 별을 더 이상 헤지 않기 때문이리라. 별 헤는 방법을 잊어버려서 별 헤느라 지새운 하얀 밤들도 잊어버린 것일 것이다. 앞만 보고 삶에 부딪혀온 치열함도 그 근원에 그가 사랑한 별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래서 삶에 질식하여 도망치는 이가 긴긴밤 헤아릴 별 하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덧없어라.

찬란한 별로 가득 찬 밤하늘 아래 별 헤는 밤도, 달빛마저 얼굴을 감춘 새까만 밤하늘 아래에서 예전에 마음에 두었던 별 하나를 애타게 찾는 밤도, 결국 삶이리라. 긴긴밤, 불이 꺼지지 않는 마을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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