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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Jun 17. 2022

임신했을 때 서러움(2)

아직도 부들부들하는 그때 그 기억

시아버지가 임신 7월인 나에게 막말을 하고 나도 막말을  1 


그때 당시 시어머니와 나와 관계는 나름 괜찮았다.

시어머니는 안하무인 시아버지 성격을 알고 함께 살아왔기에 그동안 본인도 그런 시아버지에게 많이 당하고 살아왔기에 매번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 시어머니 :

"나는 너 심정 다 안다. 나는 네가 얼마나 속상할지 다 안다. 무슨 일 있고 속상하고 답답하면 다 나한테 직접 이야기해라. 내가 다 들어줄게. "


나는 이때 시어머니를 천사라고 칭했다.

그녀는 내 마음을 얼러 만져 주셨었고, 시아버지의 행동에 상처받은 나를 그 누구보다 이해해 주시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몰랐었지. 그녀는 시아버지보다 더 한 사람이었다는 걸.

아무튼 이때 당시는 그녀는 나에게 천사였다.


남편과 시어머니와 나와 통화를 하는데, 시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시어머니 :

" 이건 비밀로 하기로 했었던 건데, 아니 얼마 전에 사돈께서 전화를 하셔서 통화를 했었다"


| 남편 :

무슨 통화 했는데?


| 시어머니 :

"그건 뭐.. 말할 수는 없고, 암튼 지금 너희 아빠가 "전립선 암"일 수도 있데. 우리도 얼마 전에 알았다"

"아빠가 소변도 잘 못 누시고, 병원에 갔는데 초기에 발견하긴 했는데 전립선 암일 수도 있다고 해서

우리 가족 다 놀랬어.. "


| 남편 & 나

"................ "


나는 근데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 엄마가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을까?

절대 전화 할리가 없을 텐데.. 무슨 일로 전화한 거지?

정말 여자의 이상하고 기분 나쁜 촉이 딱 왔었다.


엄마에게 그날 전화를 했다.


| 딸 :  

"엄마,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었어? 왜 시어머니한테 전화한 거야? 전화할 일이 없지 않아?"


| 엄마 :

" 아니.. 그게 아니라.. 그거 비밀로 하기로 양가에서 이야기했는데 왜 그걸 어떻게 알았어?"


| 딸:

" 엄마, 뭔데 그러는 거야? 내가 좀 이상하게 기분 나쁜 촉이 지금 딱 와서 그러는데."

"그냥 일반적인 대화가 아닐 것 같은데 나 괜찮으니 어떤 대화였는지 좀 말해줄 수 있어?"


| 엄마 :

" 너 임신해서 내가 말 안 하고 싶은데.."


그날 사건은 이랬다.

나에게 전화를 받았던 시아버지는 그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씩씩 거렸더란다.

외국에 있는 우리에게 전화해봤자 안 받으니, 그 불똥이 우리 부모님한테 간 것이었다.


그날 자정쯤 우리 친정아버지 핸드폰으로 시아버지에게 전화가 왔었단다.

아빠는 의아한 마음에 전화를 받으셨다.


| 친정아빠 :

"여보세요. 사돈어른. 잘 지내십니까?"


| 시아버지:

"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아니! 내가 당신 딸한테 이런 소리 듣고!!

아니 18 18 18 (진짜 우리 친정아버지한테 욕을 섞으면서 말씀하심)

아니 내가 아이 이름을 짓겠다는데 당신 딸이 못하게 하고

내가 외국을 가겠다는데 지네 멋대로 오지 마라 어쩌라 하고 말이야!!! "


대충 나한테 열받은걸 말씀하셨던 것 같다.


친정엄마는 아빠와 스피커폰으로 듣고 있는데 정말 자정에 술 취해서 술주정 부리는 줄 아셨다고 했다.


엄마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셔서,

그전부터 결혼식, 중간중간 일들 시아버지 언행과 그로 인한 내 스트레스 등에 대해 엄마는 다 아시고 계셨지만, 그동안 꾹 참고 아무 말 안 하고 계셨었다.


시아버지 전화를 끊고, 참다못한 엄마는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셨다고 한다.

시아버지한테 이야기해봤자 말이 안 통할 사람이란 걸 알았기에, 시어머니랑 통화를 하신 것 같다.


| 친정엄마 :

"사돈어른, 이렇게 자정에 전화를 하셔서, 저희한테 경우 없이 욕 섞어가며 말씀하시는 건 아니죠.

그리고  외국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애들한테 전화 통화할 때마다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면서,      하시면서 애들 힘들게 하시는  아니시죠"

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 시어머니 :

"죄송합니다."

라고 말했다고는 들었는데, 자세한 건 내가 통화 당사자가 아니므로 잘 모르겠다.


이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만삭 8개월 후반 정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내 머리가 쭈뼛쭈뼛 솟아오르는 느낌이 쫙 나면서, 정말 미친듯한 울분이 차올랐다.


이 일이 있고 나서 남편과는 정말 크게 싸웠다.

그때 당시, 남편은 완전 내 입장을 이해하는 쪽이 아니라 반은 내편 반은 시댁 쪽 편을 드는 시기였다.


그리고 나와의 싸움에 지친 남편은

시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 남편 :

" 아빠,  장인 장모님께 전화하셔서 그렇게 욕을 하시고 경우 없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러셨어요. 이야기  해봐요. 아빠가 잘못하신 행동 하셨어요. 사과하세요."

라고 하자


그 "비열한" 시아버지는


| 시아버지 :

" !   이래.  이제  죽어.  너희 없이도  살아.  요양병원  알아보러 제주도 왔어. 배터리 없어. 전화하지 . 전화 끊어"


하고 "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으셨다.


암 걸렸다고

(솔직히 걸린 것도 아니고 초반 검사에서 암 가능성이 있다고 나온 상황이었는데)

온 가족이 시아버지 전립선 암이네 어쩌네 걱정하고

남편도 처음 받아들이는 시아버지 암 이야기에 적잖은 충격이 온 상태라


내 부모님한테 몹쓸 짓 한 저 시아버지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도 크게 언급을 못하고 물 흐르듯이 스르륵 지나가 버렸다.


나도 그땐 어리숙해서

남편이 아버지의  선고 소식에 절망적 이어 하는  모습에  이상  부모님한테  행동에 대해 뭐라   없었다.


그렇게 중간에 아이를 출산하고, 1년 가까이 나는 그 일에 대한 사과 한마디를 못 들었었고

나는 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혼자 있으면 화가 주체가 안 되는 화병이 나기 시작했다.

이때가 내 우울증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그들이 용서가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그 시기에 했었다.


1. 시아버지라서, 나이 드신 어른이라서 아랫사람에게 할 말 안 할 말 구분 못하고 상처 주는 행동 하는 게 다 수용이 되는 것일까? 이렇게 남 상처 주고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산다는 걸까?


2. 며느리는, 단지 이 남자와 결혼을 한 이유로 본인 가족들에게 오는 이 부당한 행위에 대해 ""내 업보니" 하며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것인가?


3. 내 부모님은, 평생 이런 대접을 받아보시지도 않으셨을 텐데, 딸이 결혼을 잘 못 했다는 이유로 사돈이라는 사람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아야 되는 것일까?


3가지의 대한 대답은   NO라는 결론이 나왔다.


첫 번째로, 나이 드신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행동을 하는 게 맞다.

어른이라고 어린 사람들에게 함부로 하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이전에 경험들로 인해 좀 더 성숙해지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포용할 수 아는 마음이 생기는 게

어른과 젊은 사람들의 차이점이 아닐까? 3살짜리 어린애 마냥 뜻대로 안 된다고 소리 지르고 생떼 부리는 건 나이를 똥꼬로 드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 며느리라는 타이틀을 달았다고 해서, 이 부당한 상황들을 받아들이고 참을 이유는 없다.

며느리도 사람이고, 그들도 한 가정에서 소중하게 자라왔으며,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다.

돈을 받고 시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부당한 상황에 굳이 웃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도 없다.

며느리는 시부모를 공경해야 되고 참고 견뎌야 되며.. 이런 말들은 시부모님이 어른스럽게 행동을 했을 때 적용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내 부모님이 딸을 가졌다는 이유로 이러한 부당한 말과 대우를 받을 필요는 전혀 없다. 

이전에야 아들이  양육자라, 며느리들이 아들을 섬기고,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시스템이었겠지만, 지금은 많은 여성분들의 교육 수준도 높고, 일도 하고, 돈도 버는  세상인데 말이야.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데,   시부모님의 사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딸을 가진 부모님들은 을의 입장으로 있어야 하는 건지. 이건 도대체 언제 변할 것인가..


이런 생각들로 인해 나는 너무 억울했다. 한국에 가고 싶었다. 가서  그랬냐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었다.


지금 내가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자기 편하게, 불리하면 전화를 끊는 시전으로 나가는데 본인도 잘못한 행동이란  알았을 텐데, 미안하다 한마디 없이 

자기가 걸린 암을 운운하며, 자식이 어쩔 줄 모른다는 걸 약점으로 잡고 더 당당하게 굴었던

그 시아버지가 용서가 안되었다.


외국에 있어서 한국에 지금 나갈 수 없이 낯선 땅에서 발만 동동 구르면서

뱃속에 있는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화를 삭여야 되는 이 상황이 미칠 것 같았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다짐했다.

나는 저 사람의 행동을 앞으로 절대 봐주지 않겠다고.

이제는 시아버지, 며느리 계급장 떼고 대응하겠다고.

한국 가서 내가 판을 뒤집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시댁생활 경험할 줄 알았음, 이 남자랑 결혼하지 말걸

다른 사람 만났으면  아이가 평온한 뱃속 환경에서 10개월을  보내지 않았을까.

이건  나에서 끝나는  아니라  부모님한테 까지  여파가 가는  보고


나는 내 옆에 있는 내 남편이, 그리고 이 결혼이 정말 원망스러웠었다.


내 남편은 어땠냐고 물으신다면

남편에 대해 할 이야기도 많아 글로 적을 예정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이번에 내 남편에게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역지사지라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한 가지 더

"내 부모님한테 눈물 나면, 너희 부모님 눈에서는 피눈물 난다"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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