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항상 낡고 엉덩이처럼 중간이 부욱 갈라진 소파와
신혼시절 때부터 시시때때로 빛을 얻고 싶을 때 키던 조명
아래서 혹은 조명의 옆에서 나는 책을 보고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영화를 하릴없이 보곤 해
그런 행위들이 좋은 것도 있지만 마냥 좋은 것은 아니야
무언가 허전해서겠지
기다림의 행보일지도 모르고 무언의 기대일지도 몰라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지만 나는 그 속도에 떠밀려 가고 싶지 않아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어
해변의 카프카와 댄스댄스댄스 그리고 상실의 시대와 그의 에세이들을
끝없이 집곤 해 계속해서 붙들고 내 옆엔 오롯이 낡아진 소파와 오래된 조명
그러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11시
1시간만 지나면 다른 날이 시작되지만 그 시간은 유독 내가 싫어해
그럼에도 내일도 이 시간은 나의 존재들과 또 맞이하겠지 기다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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