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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 Jul 18. 2024

7월 13일의 탐구일지

여러가지의 가면

나의 MBTI는 INFJ이다. 간이 테스트이고 부정확하다는 테스트의 결과이겠지만 그리고 MBTI의 맹신자는 아니지만 나름 그에 맞는 성격을 제대로 가지고 있다. 근심이 많다. 걱정도 많다. 감정의 소용돌이는 엄청나다. 그래서 잠을 잘 못 잔다. 그래서 소화도 잘 안된다. 그래서 피곤함을 느낀다. 그 피곤함이 싫어도 물리치기 참 어렵다. 대충 이런 성격의 소유자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출근 전부터 마음이 뒤숭숭하다. ‘그’와 같이 근무하는 날이면 항상 이렇다. 항상 마음을 다잡는다고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도 생각이 난다.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날려 보내는 데에 성공을 해도 또다시 스멀스멀 생각의 불씨가 올라온다.      


‘그’는 오늘 기분이 조금은 좋아 보인다. 아. 한 가지 말해두자면 ‘그’는 엄청난 기분파이다. 물론 나 역시 기분에 관한 권위자급으로 기분에 좌지우지되지만 ‘그’는 나보다 한 단계 위의 경지로 보인다. 각설하고 ‘그’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이유는 아마 새로운 직원이 오늘 첫 근무이기에 그럴 것이다. 이것저것 일을 하다 새로운 직원이 등장했고 그와 동시에 ‘그’는 팀장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마음껏 뽐내는 것이 좋았는지 얼굴이 매우 좋다. 그 표정을 보면서 평상시에 좀 저럴 순 없을까 하며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할 일이나 잘하자 하면서 돌아서 내가 할 일을 열심히 했다.      


‘그’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고 글을 쓰며 한 가지 걱정한 것이 있었다. 모든 글이 부정적인 글일까 봐이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사실 부정적으로 남기 위함이 아니다. 어떻게든 부정적인 것을 벗어날 수 있도록 계기가 되는 것이 나에겐 글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의 이중적인 모습일 지도 모르지만 웃는 모습을 보니 뭐.. 나쁘진 않다. 그래도 이런 특별한 이벤트가 없으면 무기력과 무감정의 마스크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려했던 것보단 오늘의 탐구일지는 나쁘지 않은 성과라고 본다.      


변하지 않든 변하든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든 긍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를 탐구하기로 한 다음 이렇게 긍정적인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글쓰기의 목적의 일부는 잘 이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계해야 한다. 언제 다시 내게 이상한 사람으로 변할지 모른다. 대게 내가 ‘그’를 보며 하는 말은 ‘진짜 왜 저럴까?’이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 모습은 또 하나의 ‘그’ 페르소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웃음을 긍정적으로 느끼지만 또 그것을 페르소나라고 하는 내가 모숨적이긴 하다. 아마 이런 행동이 옳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내 삶을 보호하려면 어쩔 수가 없더라. 웃음을 보고 ‘오늘은 괜찮나 보네?’ 생각하고 조금 다가가면 어김없이 회초리를 들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마구 퍼붓는다. 하하.      


정말 웃음만 나오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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