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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재윤 Jul 18. 2022

인생은 로드무비다.

행복한 결말이 보장되어 있는 일이 없다.

글쓴이 주: 죽기 살기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먹고살기 힘든 5, 60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던지는 삶과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입니다. 쌀장사로 20년을 살아온 제 경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풀어보고 있습니다.


인생은 로드무비다.

/ 행복한 결말이 보장되어 있는 일이 없다.


인생은 로드무비다. 로드무비는 주인공이 이동하는 길을 따라가며 줄거리가 전개되는 영화를 말한다. 로드무비는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사건들을 다루는데 주인공이 사건을 겪으면서 그동안에 자신을 얽매었던 것들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눈뜨게 된다는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인생도 그렇다. 한 편의 영화처럼 한 장면이 끝나면 또 다른 사건들이 생겨난다.


이제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도 했으니 좀 편해지겠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면 다음에는 희한하게도 기다렸다는 듯이 부모님이 몸 져  누우신다든지 해서 부모님 봉양에 매달려야 하는 일들이 줄줄이 생겨난다.

우리는 좀 더 나이가 들면, 좀 더 안정이 되면, 나중에는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으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좀 더’는 인생을 사는 동안 끝없이 이어진다.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가 있다.


작가 원은정이 쓴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산다는 것’에 소개되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마틴과 루디는 시한부 삶을 판정받았다. 마틴은 뇌종양 말기환자이고 루디는 골수암 말기 환자이다. 두 사람은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 마틴은 평생 바다를 본 적이 없다는 루디를 데리고 바다로 간다. 바다는 황량했지만 장엄했다.


그들은 환자에게 치명적이라 금지되었지만 평소에 즐기던 데킬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 마틴은 쓰러져 죽음을 맞는다. 마틴 옆에서 그를 지켜주는 루디의 뒷모습이 오버랩된다.


병원에 있으면 의학의 힘으로 하루를 더 살 수 있지만 마틴과 루디는 스스로의 삶을 찾아 떠났다. 영화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도 시한부 삶을 살면서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EBS 다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고치지 못할 병에 걸려서 시한부 삶을 판정받고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는 그들은 하늘나라로 떠나고 남아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남편이 아내에게 기대어 하염없이 눈물을 쏟는 장면이 있었다. 다섯 살쯤 되는 남매를 둔 이름 모를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같이 울었다.


같은 장사 일을 하던 업체 대표 중에 나와 같은 동갑으로 기장군에서 유통업체를 운영하다 유명을 달리한 친구가 있다. 힘든 가운데서도 해 낼 수 있다는 굳은 의지로 큰 업체를 일궈냈던 친구였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늘 밝고 쾌활했다. 2,3년 정도 짧게 사귄 친구지만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암 수술후 치료에 전념하던 친구는 퇴원후 완쾌되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보였다. 건강한 마음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암이 재발한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 부산 백병원에 다시 입원하게 되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면회를 갔다. 


친구가 운명하기 일주일 전이다. 음식을 삼키는 것을 힘들어했다. 물조차 겨우 넘긴다고 했다. 유치원생들이 가지고 다니는 아주 조그마한 도시락용 반찬 그릇에 담긴 죽 한 그릇을 비우는데 하루 종일 걸린다고 했다.


- 바쁜데 가봐야 안되나?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길을 잊을 수가 없다. 운명 당시에 중학생, 초등학생 아이가 둘 있었는데 어린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떠났을까 생각해볼 때가 있다. 나라면 어땠을까. 이승과 저승이 있다면 아이들을 두고 차마 떠나지 못해 아마 지금까지 구천을 떠돌고 있을 것이다.


집안의 어떤 일들을 부탁하는 아내에게 나도 모르게


-지금 바빠!


하고 퉁명스럽게 대꾸하곤 할 때가 있다. 그런 뒤 끝에는 ‘가봐야 안 되나?’ 하고 나를 바라보던 친구의 눈동자가 떠오른다. 


우리는 지금보다 사정이 좀 더 나아지면 나중에 언젠가는 우리도 행복해질 수 있올 것이라고 위로한다. 그러나 인생에는 행복한 결말이 보장되어 있는 일이 없다. 행복이 보장되어 있다면 누군들 힘든 고생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행복은 사실 바로 지금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한다. 


마틴과 루디처럼 꿈꾸어 왔던 일은 지금 당장 시작하라. 우리가 바로 곁에 있는 행복을 알아봐 주지 못하면 행복은 미련 없이 떠날 뿐이다.  인생은 한편의 로드무비이다.     


결과를 예단하지 말라. 어떠한 일도 명쾌한 결과를 알려주는 일은 세상에 없다. 먼저 일에 집중하라.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을 한다는 것은 무모하고 두려운 시도가 아니라 흥미진진한 모험이다. ☞ 멘탈의 연금술, 보도새퍼. 86쪽




-by 하재윤-

글쓰기 프로젝트     


가제: 쌀장사 20년, 인생은 아름다워!

부제: 외롭고 높고 쓸쓸한 당신에게..     


들어가는 말     


목차          

제1장. 인생은 닥치는 대로 사는 것.            

제2장. 장사는 힘들어.                    


제3장. 세상이 만든 질서에서 벗어나기.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      

가다가 지치면 쉬면 된다.     

■현재 글☞☞인생은 로드무비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더글라스 대프트. 코카콜라 회장의 신년사     

버틀란트 러셀에 의하면               


제4장. 내 인생의 주인 되기.

제5장. 인생은 한 방향으로 버티는 힘이다.

제6장. 인생,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에필로그,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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