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정복하는 것이다.
러셀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끊임없이 불행해진다고 한다. 지나친 경쟁, 권태, 쓸데없는 걱정, 불합리한 죄의식, 질투, 자기 비하..
사람들이 각각 처해있는 환경과 내부에서 생겨나는 이런 요인들 때문에 끊임없이 불행해진다는 것이다. 행복은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절로 입안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의 정복, 러셀)
여러분은 난생처음으로 새 차를 샀을 때의 기분을 기억하고 계시는가? 밤새 누가 긁고 지나가지는 않았는지 밤잠을 설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또 새 집을 샀을 때 더 이상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던 하늘을 나는 기분이 지금도 생생할 것이다. 최고로 행복했던 순간이다. 그런데 남부러울 것 없는 설레고 기뻤던 기분도 시간이 지나고 흥분이 가라앉으면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평범해진다.
또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처음에 암을 선고받았던 사람이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워하고 괴로워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루하루 지내면서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더 감사하면서 오히려 전보다 더 행복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적응’이라고 부른다.
참 이상하다. 사람은 행복에 적응해서 불행해지기도 하고 불행에 적응해서 행복해지기도 한다.
나는 '작전상 후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상하게 일이 안 되는 날이 있다. 식당에 배송 갔더니 식당이 급한 일로 하루 문을 닫았다든지, 전표에 적힌 물품에 착오가 생겼다든지 하는 일이 계속 생기는 날이 있다.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하루 일과가 엉망이 된다.
이럴 때 불만스러운 마음으로 툴툴거리기보다는 ‘아, 오늘은 작전상 후퇴다.’하고 한번 쉬고 나면 마음이 한결 수월해진다. 일이 안 된다고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것이다.
‘작전상 후퇴’라는 말은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 말하는 ‘체념’이라는 말과 비슷하다.
러셀은 체념은 행복을 쟁취하는 데 있어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체념이 담당하는 역할은 ‘노력’이 담당하는 역할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말한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안달하고 화내면서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정력을 낭비하는 것은 오히려 더 불행해지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우리가 누리고 싶은 쾌락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39쪽.)
우리는 일상에서 뭔가를 갖고 싶어서 안달하는 경우가 있다.
꼭 저 집을 사고 싶은데.. 꿈속에서 적금을 깨고 은행에서 대출을 내고 이리저리 궁리하면서 몇 날 동안 밤잠을 설친다. 꼭 집을 사는 일이 아니더라도 안 되는 일을 되게 해 보려고 이리저리 애쓰다가 마음을 상하게 된다. 그러다가 포기하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올바른 선택을 위한 체념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올바른 체념이 필요할 때가 있다.
또 달라이 라마는 그의 저서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우리가 가진 비교하는 습관에 의해 행복이 크게 영향받는다고 한다.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나쁜 습관은 비교이다. 특히 남이 이루어 놓은 경제적 성과를 나의 인격과 동일시하는 것은 스스로를 열등감으로 옭아 넣는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버틀란드 러셀의 돈에 관한 생각이다.
“돈이 있다고 해서 품위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는 사람이 품위 있게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일정한 시점까지는 돈이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일정한 시점을 넘어선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버틀란트 러셀. 행복의 정복 56쪽)
돈이나 성공은 행복의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 나머지 행복의 요소들을 희생한다면 지나치게 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를 기억하자. 성공은 행복의 한 요소일 뿐이다. 사람들은 행복에 적응해서 불행해지기도 하고 불행에 적응해서 행복해지기도 한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달라이 라마의 말이 인용되어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나 혼자만 따로 행복해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95쪽. 혜민)
그렇다. 우리 주위에는 우리가 행복해 지기를 기원하는 우리 형제, 우리 부모, 우리의 많은 이웃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애쓰고, 함께 노력하자. 행복은 정복하는 것이다.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행복을 먼저 맛 본 내가 앞서 외친다. 그대들도 같이 외치라. 그러면 그대들도 같이 행복해질 것이다.
-자, 다 함께 행복해지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가다가 지치면 쉬면 된다.
인생은 로드무비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