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도 수지)
오래전에 이 시를 읽었을 때 마음속이 두둥 울리는 걸 느꼈었다. 특히 춤추고 노래하라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남이 뭐라고 할까 봐 눈치 보느라고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못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남을 의식하지 않고 살기에는 마음이 대범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의 평판을 무척 소중히 여기는 성격이라서,
춤추고 노래하지 못하고 점잖게만 살아와서,
이 부분이 가슴에 와닿았던 것 같다.
젊었을 때에 그렇다 쳐도 이제 나이도 꽤 들었으니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외모를 가꾸는 것도 그렇고 행동을 하는 것도 그렇고,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조금은 더 과감하게 시도해 보는 것이다. 노래는 소질이 없어서 가능하지 않지만 춤은 배워서 잘 춰보고 싶다.
때와 장소에 맞게 스카프 하나 허리에 두르고 앞에 나서서 흥을 띄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평소에 얌전하던 사람이 무대에서 기가 막히게 춤을 춘다면 반전 매력 뿜뿜이 아니겠는가.
그럼 일단 오늘부터 춤추기에 도전해 볼까.
사랑하라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사실 상처받을 만큼 지독한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서이다. 도전하지 못했던 짝사랑의 기억들이 있긴 하다.
상처받을까 봐 좋아하는 마음을 꼭꼭 숨기고 드러내지 않았던 젊은 날. 이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들 모두에게 들이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나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났고 그 마음을 존중해서 사랑하는 마음이 뭔지도 모르면서 결혼까지 했다. 지금은 남편을 무척 사랑하지만 소설에나 나올 법한 정열적인 사랑은 못해본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 나이 들어서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져 기운을 소진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 현재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하라 부분은 약간 의문이다.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는 것은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뜻인 것 같다.
돈을 받지 않아도 할만한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일을 통해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그런 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런 게 무엇이 있을까.
직장에서 하는 일은 즐겁지만 돈을 안 주면 할 생각이 없다.
지금 하고 있는 글쓰기는 사실 돈도 안주는 데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럼 글쓰기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선뜻 답하기는 어렵다.
쓰기 전에 무엇을 쓸까 고민하고, 다 쓰고 나면 할 일을 다한 것 같은 안도감 같은 것을 느끼는 과정이 마냥 즐거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쓰기를 계속하다 보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디어 마지막이다.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이 말은 심오하다. 철학적이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렇게 산다면 얼마나 알찬 삶이 될 것인가.
밤에 자려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오늘도 잘 살았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삶을 매일 살아간다면 그 사람의 행복은 따놓은 당상이 아니겠는가.
다만 주의할 것이 있다. 이 말은 최선을 다해서 일분일초까지 아끼면서 치열하게 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후회 없는 삶을 살라는 의미인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화낼 일도 없을 것이고, 욕심내며 아등바등할 일도 없을 것이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주변에 모든 것들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면 세상 좋은 사람이 될 것 같다. 그저 주위의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울 테니.
만나고 싶었던 사람도 만나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말하고 싶었던 것들도 하고, 주고 싶은 것도 주게 될 것이다.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었던 온갖 좋은 일들을 다 하게 될 것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내가 나중에 하려고 미루었던 일이 무엇이 있었던가를.
일단 여행이다.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 그래 올해 당장 하자.
수영과 춤을 배우는 일, 그래 그것도 빨리 하자.
한복 입고 출근하는 일, 그것도 당장 올해 실천하자.
지금은 돈이 없다고 더 많이 돈을 모아서 하자고 미뤄둔 일, 더 이상 미루지 말자.
하루하루 즐겁게 살자.
알차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밤 잠자리에 누워서 ‘아, 오늘도 행복했구나.’ 느낄 수 있게 살자.
그렇게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하고, 일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