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정호 교수의 '행복의 7가지 조건'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행복이란 ‘웰빙’(인간으로서 잘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런 삶을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수용, 변화, 연결, 강점, 지혜, 몸, 영성, 이렇게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이 일곱 가지를 나 자신에 대입해 생각해 볼까 한다.
먼저 수용은 내게 주어진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내게 주어지는 현실을 거부하거나 분노하지 않으면서 극복하고 적응해 가는 것이 수용이라고 한다.
일단 어떤 일이 닥치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나 침울해하고 좌절하지 않은 것이다.
나에게는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몸이 아프거나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고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의심부터 하면서 나 자신을 괴롭히는 습성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일상의 작은 행복을 음미하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앞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자세가 바로 수용이 아닐까 싶다.
두 번째는 변화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가 되기 위해 티끌만 한 차이라도 달라지고 발전하려는 자세가 바로 이것이다.
요즘 내가 주력을 두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은 습관을 내 몸에 배어들게 만들고, 이를 지속하면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몰입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행복이라는 게 가능해지지 않을까.
세 번째는 연결이다. 원래 내가 아주 잘하는 것이라 믿었지만 최근 들어 등한시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고 혼자보다는 연결되어야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공감력과 친화력이 인간이 가져야 할 중요한 특성이라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나 자신에 집중하고자 친구들과 거리를 두면서 남편과의 관계에 공감과 친화력이 강화되고 있을을 느낀다.
나 자신을 찾아가다 보니, 남편이 보였고 남편과 공감과 사랑을 나누니 행복이 곁에 있음이 느껴진다.
이러한 에너지를 서서히 주변으로 확대해갈 생각이다. 너무 과하지는 않게, 내가 진정으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까지.
네 번째는 강점이다.
내가 잘하는 것, 남이 나를 볼 때 인정해 주는 것, 그것을 잃지 말자. 사람은 잘하는 것을 잘하면 자기만족을 느끼고, 그것을 통해 칭찬을 받을 때 자존감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나의 성격적 강점은 무엇인가. 밝음, 쾌활함, 긍정의 에너지 이런 것들일 것이다.
최근 10년간 열심히 갈고닦아온 것이기도 하다.
내가 말을 할 때, 웃어주고 반응해 주고, 재치 있다고 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리 부인해도 그것이 나의 강점이다는 것은 분명하다. 남에게 웃음을 통해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이 나의 강점이다.
다섯째는 지혜이다.
이건 무척 어려운 과제이다. 다양한 독서를 통해 길러갈 수밖에 없다. 삶에 닥지는 여러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 갈지, 무엇을 할지, 무슨 생각을 할지, 이런 모든 선택의 순간에 지혜가 함께 한다면 두려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여섯째는 몸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은 당연하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하지 않던가.
최근에 허리가 아프면서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조금은 흔들리게 되었다.
건강은 나 자신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예상치 않은 문제가 닥칠 수도 있다.
하지만 매 순간 몸을 위해 움직이고 몸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다 보면 몸도 나에게 맑은 정신과 밝은 에너지로 보답해 줌을 느낀다. 게다가 날씬한 몸으로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은 덤이다.
몸이 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자. 몸이 좋아하는 음식까지 병행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마지막은 영성이다.
이것은 나의 의지를 넘어서는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첫째부터 여섯째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의지와는 다르게 삶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을 때 필요한 것이 영성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순간순간 방지턱에 걸렸을 때 영성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나를 붙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매 순간 누군가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 느낌, 그동안 고생했다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는 손길, 너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내가 다 물리쳐 주겠다고 약속해 주는 목소리, 뭐든 네가 원하는 것은 이루어주겠다는 다짐.
이런 존재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 나는 힘을 얻고 어디든 나아갈 수 있다.
행복의 조건 일곱 가지는 모두 내 곁에 있다.
단지 조금 떨어져 있을 뿐이다.
가까이 당겨서 내 것이 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사는 동안 인간으로서 잘 존재하면서 살다 가려면 유념해야 할 조건들이다.
잊지 말자. 행복은 내 곁에 있음을.
내가 손 내밀고 잡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