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을 찾아 떠나는 여행
수학을 배울 때 사칙연산부터 시작하듯 테마주는 계절 테마주부터가 맞다고 생각한다. 주가의 변화와 이벤트의 연관성이 아주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아 큰 차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쌓기 위함이라면 나쁘지 않은 시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특별히 투자할 수 있는 테마가 보이지 않을 때 징검다리처럼 투자할 수 있는 테마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징 있는 계절로는 봄, 여름, 겨울이 떠오른다. 어느 계절 관련주가 투자하기 좋을까?
이전 글에서 이야기하였듯 이미 예정된 것에는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계절에 따른 날씨의 변화는 당연히 예정된 이벤트이다. 그래도 계절 테마주 중 한 가지를 고르라면 역시 여름 테마주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미세먼지도 옛날만큼 심하지 않고 올겨울은 정말 따뜻했다. 반면 작년 여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다. (2024년도 관측 이래 가장 덥거나 두 번째로 더운 여름이 될 가능성이 있다.)
봄과 여름 사이의 어느 즈음에 올해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이렇게 ‘가장 더운 여름’ 이라는 이름 아래 테마가 죽지 않고 갱신된다.
여름 관련주는 선택의 폭이 넓다. 에어컨, 선풍기, 수영복, 드라이아이스, 빙과류 등이다. 오늘은 그중에서 수영복 제조업체인 배럴에 관 이야기를 해 보겠다.
연재의 콘셉트는 개잡주를 다뤄보자 이지만, 우연히도 시작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종목이다. 상장이 되었다는 사실은 몰라도 브랜드 네임은 다들 알고 계신 배럴이다. 수영장이나 바닷가에 나가면 요즘은 비키니보다 래시가드가 익숙한데, 그 래시가드를 널리 알린 브랜드가 되겠다.
가장 먼저 배럴이 여름 테마주가 맞는지부터 확인을 해 보아야겠다. 여름이라는 모멘텀에 기대어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절차이다.
위에 있는 배럴의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배럴의 연중 고점은 모두 4월에서 6월 사이에 존재한다. 꽤 명확한 계절성이 보이기 때문에 배럴은 여름에 주가가 상승할 확률이 높은 여름 테마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수많은 다른 여름 테마주가 아닌 배럴을 선택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2018년에 상장한 배럴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업종 중 하나이다. 2019년에 래시가드 열풍을 일으키며 매출 600억에 영업이익 80억을 달성하던 배럴은 2022년까지 꾸준히 적자를 달성하며 3만 원이던 주가도 5천 원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2023년에는 매출 580억에 영업이익 85억으로 상장 이래 최대 실적에 준하는 수준까지 실적이 회복되었다. 래시가드의 인기가 이전에 비해 시들한 것과 실적 회복의 기대감이 이미 2023년 주가에 반영이 된 것을 감안하여도 현재의 주가가 비싸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전환사채 감안 시 시총 670억)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리스크가 존재하는데, 여름 날씨가 의외로 시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름 테마주들은 다 같이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다. 현재 작년에 정말 강했던 엘니뇨가 약해지고 있는데, 여름이 생각보다 덥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엘니뇨는 발생 다음 해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크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34459?sid=102
또한 현재 성장주 중심 장세로 성장성이 부족한 의류 관련주들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저평가 구간에 매수해 고평가 구간에 매도하는 것이 좋지만 우리는 이 주식을 그렇게 오래 가지고 있을 생각이 없다. 6월 전에 이 저평가 문제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심지어 우리의 매도 시점에는 의류 관련주가 더 박한 평가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
(24.06.21) 손절 했습니다. 비중이 50% 넘는 종목이라 많이 아팠습니다.
여름 같은 약한 테마에 큰 비중을 실은 것을 후회합니다.
https://blog.naver.com/hyn3910/223487267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