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게 폭주하는 에너지, 아담 샌들러
사람들은 자신의 불안정함을 감추기 위해 안정함을 과시하곤 한다. 결여와 부족을 인정하는 대신 과시하는 이유는 대부분 후자가 더 쉽기 때문이다. 살아감에 있어서 쉬운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뭐라 할 수는 없다. 이상한 건 불안정함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사람들은 한 소리를 듣는다. 대부분의 이유는 '일반인과 달라서 이상하다'인데, 나는 한 소리를 하는 사람은 과연 정상성의 범주 안에 드는지 궁금하다.
아담 샌들러는 타고난 코미디언이다. SNL의 작가로 방송 활동을 시작한 그는 SNL의 크루로도 활동하며 TV프로그램과 영화에서 작은 역할로 활동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아담 샌들러만의 기믹을 사랑했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그의 연기가 미숙하다고 생각했고 NBC는 SNL의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아담 샌들러를 해고했다. 아담 샌들러에게는 오히려 기회였다. 코미디 방송 작가와 연기 경력을 살려 그는 <빌리 매디슨>(1994)와 <해피 길모어>(1995)라는 TV 영화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스타의 길에 들어서게 된 건 <웨딩 싱어>(1998)부터였다. SNL에서 함께 일했던 팀 컬리히가 각본을 썼고 <E.T>의 드류 베리모어가 여주인공을 맡은 저예산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다. 아담 샌들러는 <빌리 매디슨>과 <해피 길모어>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기믹을 뽐냈다. 차이점은 <웨딩 싱어>에서의 아담 샌들러의 기믹이 자신이 아닌 여주인공들을 더 빛나게 했다는 점이다. 이는 <스타워즈>의 레이아 공주, 캐리 피셔가 각본에 참가한 결과였고 덕분에 <웨딩 싱어>는 아담 샌들러의 첫 흥행작이 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렀다. 아담 샌들러는 여전히 자신만의 기믹을 표출하는 이단아였다. 여전히 그의 연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펀치 드렁크 러브>(2002)로 안정적인 연기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잭 앤 질>(2012), <대츠 마이 보이>(2013)을 통해 최악의 영화를 시상하는 골든 라즈베리 상을 2년 연속 시상했다. 그럼 그는 절망했을까? 아니다. 이후 출연한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는 크게 호평받으며 칸 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다.
필모그래피 속 그의 영화들은 불안하게 폭주하는 에너지처럼 굴곡이 있다. 아담 샌들러는 자신의 불안정한 이미지를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그의 성향은 <언컷 젬스>(2019)에서 더욱 짙어진다.
뉴욕에서 보석상을 운영하지만 동시에 도박 중독자인 하워드 래트너의 어느 사건을 다룬 <언컷 젬스>는 아담 샌들러의 진면목을 그대로 담아낸다. 하워드 래트너는 유쾌하지만 동시에 뻔뻔하고 충동적이며 자신의 신념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 불안정함이 <언컷 젬스>에 대한 몰입력을 더욱 끌어올린다.
<언컷 젬스>는 개봉 이후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아담 샌들러의 기믹, 거기에 더해진 정신없고 안절부절못하는 연기는 되려 그 자신이 누군지를 똑똑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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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https://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633911
*6년 전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글들을 재가공한 글은 이번 글이 마지막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글을 쓰겠습니다.
**<스푼>을 통한 오디오 콘텐츠 방송과 <유튜브> 방송 역시 시작합니다. 현재 구성을 고민 중인데 잘 안나오네요...
***4~5월 경에 십이지장 용종 절제술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정신머리 잡고 제대로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