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의 바위
평일은 시지프의 바위처럼 계속 돌아와요. 바위라는 냉혹한 현실은, 내 발밑에 반드시 도래할 자신의 회귀를 부숴놓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지요. 그것을 부정하든 긍정하든 그 바위는 계속 돌아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허무를 느끼지요.
그러나 허무는 가득 차 있는 충만한 없음이라고 해요. 생의 비관이기보다는 그 자체로써 의미 생성의 동력을 완전히 소진한 텅 빔의 상태이며, 인간 삶의 본질이라고 합니다.
진력을 다해 삶에 전진하여도 결국 이루는 것은 허무이나, 그 허무는 무기력과는 달리 에너지의 정점에서 느끼는 텅 비어 있음이에요. 정점에 도달하지 않으면 그 텅 비어있음을 알 수 없고, 정점에 도달한 자만이 허무를 알게 된다고 합니다.
삶을 완전히 소진한 후의 허무, 어떠한 사건의 도래를 예고하며 능동적 가치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허무, 그러한 사건을 통과하지 않으면 성장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동일한 욕망으로 고정된 현대인의 가치관 앞에 끊임없이 떨어지는 바위(평일)가 지닌 진실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