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7p.

감정을 표현하길 좋아하지만, 난 이 단어를 고이 머금기로 했다.

by 문 자 까

문득, 행복은 도난당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행복을 느끼는 나에게는 "행복하다"라는 표현이 말의 습관이자, 숨의 소리였는데, 어느새부턴가 행복을 뱉고 나면 괜히 입안이 쓰고 불안해졌다.


인생은 새옹지마. 호사다마와 전화위복의 반복되는 게 인생이라고. 오늘 좋았던 것이 내일 나를 아프게 하고, 작은 것으로 위축되었던 어제의 하루가 작은 것으로 위로를 받는 오늘로 치유가 되니, 인생 참 달고 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인슈페너 커피처럼 달고 쓴 게 섞여 근사한 맛을 선물해 주기도 하는 우리 삶. 음. 참 재밌다.


반복되는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깨달은 건 "행복하다"라는 말의 무게는 어마어마하다는 것, 쉽사리 뱉어서는 안 된다는 것, 뱉는 순간 누군가 가져가길 원하며, 도난당하기 쉽다는 것, 모든 이가 나의 행복에 마냥 축하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감정을 표현하길 좋아하지만, 난 이 단어를 고이 머금기로 했다.


그렇다고 행복에 메마른 건 아니고, 내 행복을 소문내기보단 그냥 소소히 소중한 사람들과 음미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걸 배워가고 싶은 요즘이랄까. 또 그 와중에 누구의 한마디가 나에게 와닿기도 했고.


'묵묵히'라는 단어와 아주 먼-. '표현'에 익숙한 내가, 묵묵한 누군가와 만나 배워가는 과정이 기대되는 요즘이다. 그냥 그렇게, 요즘 열심히 잘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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