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표현하길 좋아하지만, 난 이 단어를 고이 머금기로 했다.
문득, 행복은 도난당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행복을 느끼는 나에게는 "행복하다"라는 표현이 말의 습관이자, 숨의 소리였는데, 어느새부턴가 행복을 뱉고 나면 괜히 입안이 쓰고 불안해졌다.
인생은 새옹지마. 호사다마와 전화위복의 반복되는 게 인생이라고. 오늘 좋았던 것이 내일 나를 아프게 하고, 작은 것으로 위축되었던 어제의 하루가 작은 것으로 위로를 받는 오늘로 치유가 되니, 인생 참 달고 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인슈페너 커피처럼 달고 쓴 게 섞여 근사한 맛을 선물해 주기도 하는 우리 삶. 음. 참 재밌다.
반복되는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깨달은 건 "행복하다"라는 말의 무게는 어마어마하다는 것, 쉽사리 뱉어서는 안 된다는 것, 뱉는 순간 누군가 가져가길 원하며, 도난당하기 쉽다는 것, 모든 이가 나의 행복에 마냥 축하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감정을 표현하길 좋아하지만, 난 이 단어를 고이 머금기로 했다.
그렇다고 행복에 메마른 건 아니고, 내 행복을 소문내기보단 그냥 소소히 소중한 사람들과 음미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걸 배워가고 싶은 요즘이랄까. 또 그 와중에 누구의 한마디가 나에게 와닿기도 했고.
'묵묵히'라는 단어와 아주 먼-. '표현'에 익숙한 내가, 묵묵한 누군가와 만나 배워가는 과정이 기대되는 요즘이다. 그냥 그렇게, 요즘 열심히 잘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