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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자 까 Oct 24. 2023

사랑

샐러드 드레싱

오, 맙소사!


사랑이란 참으로 기이하고 기이한 충돌이 아닐 수 없다. 둥글고 둥근 지구. 어떻게 수많은 인연과 사람들 중에 연결되어 상대의 눈 속에서 헤엄을 치며, 서로의 귀를 콧바람으로 간질거릴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상대의 목소리를 외우고, 품에 묻어있는 서로의 향을 아직도 음미하며, 하루의 시작을 상대의 문자로 시작하는 작은 습관까지. 아주 작고 사소한 오감의 자극이, 삶을 통째로 잡고 흔드는 비합리적인 행위! 평생을 다르게 구축해 온 각 세계관의 충돌은, 작은 파편들로 나의 우주를 아프게 하다가도 새로운 별을 탄생시킨다.


관계 속에서 흘린 눈물은 바다를 이루고, 대화들은 쌓여 문화를 이루며, 서로 주고받은 눈빛은 은하수를 이룬다. 다툼으로 갈라졌던 땅은 이해의 과정으로 단단해져 여러 갈래의 추억이란 이름의 대륙을 만들고, 인내와 결실의 시간들은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서로의 우주가 닮아가고, 수채화같이 투명한 교감이 오고 가며, 샐러드처럼 다른 색감의 두 사람이 사랑이라는 소스로 하나의 요리가 될 때!


그때가 바로 진정한 사랑의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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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건조하지만 누구보다 열렬한 사랑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주는 응원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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