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부르고 싶었던 두 글자.
언제부터가 누군가를 마음과 눈에서 보내는 일이 무감해지는 녹빛이 짙은 계절과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마음의 방안이 비워져 있지도 않았다. 그저 그 방문의 열쇠를 잊은 듯 살았다. 방안 가득 그리움과 애틋함을 지난한 내 삶 속의 낡은 서랍장 안으로 온 힘을 다해 밀어 넣었고 구겨 넣었다. 방문을 닫아놓으면 아무런 일 없는 듯 내몰리는 시간 앞에서도 표표히 정주행을 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얼마동안이나 그 망실한 세월이 이탈되고 있었던 걸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수없이 교차하고 있던 그 시간 앞에, 결국 홀로, 정중앙에 멈춰 서있게 되었다. 흘려보내지 못했던 과거의 모든 순간들이 머리부터 심장까지 뜨겁게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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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 번도 망각한 적이 없었다.
간절히 그 사랑을 원했고 아낌없이 내 사랑을 쏟아붓고 싶었다. 폐허가 된 마음의 방 한구석에서도 여전히 나를 이 우주로 초대해 준 내 첫 번째 사랑. 자욱한 방 안을 따뜻하게 데워주던 나의 완전한 온기. 나의 아름다운 영원한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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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다냄새를 맡으며 수척해진 걸음걸이를 손잡아드리며 걸었던 기억이 그림처럼 아직도 선명한데,
함께 볼 수 있던 그 바다가 마지막 풍경이 될 줄 알았다면, 미안했다고.. 내가 정말 미안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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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사랑해드리지 못했던 시간들, 더 안아드리지 못했던 시간들, 용서하지 못하고 용서를 구하지 못했던 시간들, 곁에 더 있어드리지 못했던 외롭고 사무치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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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게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었다고, 수많은 날들이 있었지만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았던 날들은 없었다고..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는 아무런 걱정 없이 아무런 아픔 없이 엄마가 너무나 아끼고 아꼈던 손주 대윤이 그리고 도윤이 건강하게 크는 거 보면서, 내게도 쉬이 보여주지 않았던 그 무구한 미소만 지으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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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만날 때는,
다시 꼭 바다여행 하자 엄마.
이제는 포근한 그 하늘구름으로 보내드릴게..
엄마. 잠시동안, 우리. 안녕.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늘 불러드리고 싶었던
사랑하는 나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