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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자까 Mar 07. 2024

자본주의는 어떻게 나를 침대에서 일으키는가.

사피엔스가 알려주었다

자본주의는 정말 매력 있는 학문이자 경제사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뉴스에서 많은 자본주의 사상의 그림자들을 본다. 극빈층들의 가난이라던가, 극부층들의 갑질을 일삼는 모습이라던가. “그러므로 우리는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미 주된 세력이 되어버린 이 자본주의에서 내가 떳떳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요새는 생각하고 있다. 그 점을 공유하면 어떨까 했다.


유발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에서는 자본주의를 설명할 때 ‘더 커진 파이’라는 단어를 빌려온다. 그의 설명을 간단히 하면 이렇다. 은행은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 빌려주고 그 이자를 받는다. 그렇게 받은 작은 이자로 또 있지도 않은 돈들을 빌려주고 투자하며 많은 자본을 생성시킨다. 만약 모든 돈을 저축한 사람들이 한 번에 돈을 찾아간다면 은행은 ‘뱅크런’ 사태를 겪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는 어쩌면 거대한 사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투자를 통해서 이윤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더 큰 국가 차원에서 경제성장률이 조금이라도 늘어나지 않는다면, 분명 곧 이 사기극은 실제가 아니었음이 금방 들통나고 붕괴할 것이다. 그러므로 유발 하라리가 이야기했듯, 이 자본주의는 ‘더 커진 파이’에 의존하고 있다. 이 점을 통해, 왜 기업들이 ‘혁신’에 목을 매는지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혁신’의 부재는 곧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자본주의 체제는  나아가지 못하면 물길에 휩쓸려 뒤로 떠밀려 나는 연어 떼를 닮았다.


차갑고 매정한 자본주의 체제를 내가 ‘매력 있다’고 표현한 건 결국 이 자본주의 체제가 우리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은 끝없이 발전해야 하는 존재이다. 가만히 머무른다는 건 사실 고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러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어 ‘고인 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끝없는 나 스스로의 외면, 그리고 내면의 성장을 위해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고 식단 조절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내 성장을 위한 일이지만 내가 느낀 건, 한 분야에서 조금만 게을러지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결국 전 영역에서의 정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일례로 어제는 내 식이습관을 조절하지 못하고 저녁을 양껏 먹었다가 도파민이 주는 안락함에 취해 한종일 누워있었다.


그래서 나는 인생이라는 것 또한 자본주의와 다를 바 없다고 느낀다. 조금이라도 발전을 정체할 시 많은 영역에서 ‘붕괴’의 조짐이 느껴진다는 것. 그래서 결국 끝없이 인간은 중력을 이겨내고 원판을 들어 올리고 식욕과 성욕등을 조절하고 스스로의 발전을 증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 나도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내 모습을 위해 힘쓸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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