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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자까 Mar 10. 2024

디지털 디톡스 그 이후 이야기

덕분에 제가 뭘 하고 싶은지 깨달았습니다.

무려 하버드 대학교 신경과학을 전공했던 앤절라 더크워스에게 천직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것을 빠르게 깨달은 그녀는 그녀의 전공을 융합하여, 아이들을 옳은 길로 이끄는 것을 상위목표로 설정하고 그것을 천직으로 삼았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천직이라는 건 누군가에게 기여하고 싶은 희망을 동기로 하여 생긴다고 했다.


내게 상위목표는 무엇인가 이 혼란스러운 현대 사회에 나는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드디어 이것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질문을 던질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나는 군 생활 내내 나의 현재 삶이 어떤 방식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가령 이런 식이다. 


(1)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가 주는 ‘도파민 중독’에 우울해져 가던 나는 전자기기를 의식적으로 멀리 위치시키거나 보이지 않도록 하는 도파민 디톡스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냈다.

(2) 하지만 생각해 보면 ‘도파민 중독’은 그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었다. 물리적으로 전자기기를 떼어 놓았으나 결국 심심할 때가 오면 어느 순간에는 다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3) 내게 답을 줬던 건 쇼펜하우어의 <남에게 보여주려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라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이 책은 

‘나태’가 우리에게 주는 고통을 언급하며 이 나태는 창의적인 정신적 활동으로서만 해소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좀 더 쉬운 말로 해설해 보자면.. 우리가 sns의 알림 등의 휴대폰 중독에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나태함’을 제대로 극복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이따금씩 주어지는 공백의 시간들을 잘 견디지 못한다. 그런 공백의 시간들은 현대 사회에서는 쇼츠나 릴스 등의 무작위적으로 주어지는 도파민에 의존하여 겨우 버텨낼 뿐이다. 내 인생은 결국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는 ‘공백의 시간’ 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끝없는 고민의 해답으로 나아지기 시작했다. 쇼펜하우어가 언급했던 대로 나는 그 나태를 ‘정신적 활동’을 통해 극복했다. 의미 없이 누워 쇼츠를 넘기는 대신, 활자에 찍힌 단어들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또, 무언가를 먹는 행위로 도파민을 충족시키는 대신 건강한 신체활동( 가령 헬스, 러닝 등)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공백의 시간’ 들을 꾸준하게 의미 있는 정신적 활동으로 채우기 시작하면서

 (4) 그에 꼬리를 무는 다양한 종류의 지적활동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이건 실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녀가 ‘천직’ 혹은 ‘상위 목표’로 그의 ‘심리학적’ 전문성으로 학생들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으로 잡았듯이, 내게도 ‘상위 목표’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이 5가지의 과정을 통해 내릴 수 있게 되었다.


-현재에도 ‘나태함’의 저주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들에게 우린 충분히 그런 곳에서 나와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


-인생은 나태로 점철된 불행의 성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


-도대체 남는 공백의 시간을 안절부절못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안타까운 사회 초년생들에게 건강한 취미를 제안하는 것


-‘공백’ 은 그저 사소한 도파민으로 해소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그 작은 곳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는 씨앗과도 같은 것임을 알려주고 싶다.


유시민은 그의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작가들은 재주가 아니라 삶으로 글을 쓴다고 ‘ 하지 않았는가. 나도 충분히 누구보다 잘 살아내고 그게 그대로 우려 나오는 글을 남기고 깨달음을 남기는 것이 꿈이다. 그것이 내 천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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