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酒 Day 43
20160528
(일기를 하루 늦게 씁니다.)
대학 시절 아내와 함께 손잡고 거닐던 청송대 옆에 근사하게 단장한 노천극장에서 열린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저녁 약속이 취소되어서, 며칠 전 연락을 주었던 후배에게 다시 부탁해서 함께 갔죠. 윤수일의 아파트부터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까지 네 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 동안 시원하게 불어오던 산들바람을 타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습니다.
중간에 총장님께서 인사 말씀을 하시면서 호모 루덴스에 대해 잠시 언급하셨습니다. "재밌게" 살아야 한다는 유희의 개념으로부터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는 인간관이죠. 잘 노는 것으로 유명한 학교의 총장님답게 "정말 진지하게 잘 놀아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가수 윤수일 씨는 올해 환갑이고, 김건모 씨는 반백년을 세는 나이입니다. 노랫소리만 들어서는 김건모 씨보다 윤수일 씨가 더 건강하게 사신 듯합니다. 김건모 씨는 젊어서 부르던 고음을 내지 못하더군요.
졸업 25주년 재상봉 합창단 연습과 공연 이후로 제 소리도 꽤 좋아졌습니다. 사실 담배와 술을 하지 않는 이유 중에는 언젠가는 노래를 제대로 잘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답니다.
아래 링크는 같은 매거진, "禁酒日記"의 이전 글입니다.
https://brunch.co.kr/@69010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