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禁酒日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창 May 30. 2016

남편, 내 편?

禁酒 Day 45

20160530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내가 유튜브에서 김건모의 노래들을 들으며 저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껏 좋아진 목청을 자랑하며 부엌으로 들어섰더니 "춤을 춰야지" 하네요. 지난 토요일의 기분이 아직 남아있는지라 건모 오빠의 음악에 맞추어 흔들었습니다. 저녁 먹기 전에 시장기를 가시라고 토마토 주스를 내어주는 아내도 흥이 나서 함께 박자를 맞춥니다.


    술을 하지 않으면서 전보다 자주 집에 일찍 들어옵니다. 저녁 자리를 가더라도 크게 늦지는 않죠. 일찍 귀가하면, "네 편 같은 남편"이 아니라 "내 편 같은 남편"이 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KBS에는 "내편 남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답니다. 프로그램을 소개하던 어느 일간지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영원한 ‘내 편’이라 믿었는데, 알고 보니 ‘남의 편’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 ‘남편’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이 "내 편"이 아니고 "남의 편"이라고 느껴지면, 아내가 아니라 "여편네"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겠죠?


    장단 맞춰 춤 한 번 춘 덕은 아니겠지만, 맛난 저녁을 먹었습니다.


    참, 남편이라는 말의 어원이 진짜 "남의 편"이라고 아시는 것은 아니죠? 예전 우리말에서는 남편(男便)에 대해 여편(女便)이라는 말도 쓰였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가르치셨던 홍윤표 교수님의 글에서 어원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남편만 올라 있고, 여편은 여편네만 보이네요. 너희 남편만 찾지 말고, 우리 여편도 다시 불러볼까요?




아래 링크는 같은 매거진, "禁酒日記"의 이전 글입니다.

https://brunch.co.kr/@690101/106


매거진의 이전글 술은 치료제가 아닙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