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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창 May 04. 2016

어린이날 단상(斷想)

1년 365일이 어린이날이기를...

    날씨가 맑아져서 다행입니다. 내일 수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들의 손을 잡고 산으로 들로, 공원으로 야구장으로 나들이 가기에 알맞은 날씨가 될 듯합니다.


    사무실의 직원 한 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자녀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하시나요?"

    열두 살을 훨씬 지난 아이들이라서 "어린이"에 해당하지도 않지만,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홍콩에서 지낸 탓에 "어린이날"이 무슨 날인지 제대로 모릅니다. 한두 번인가 선물을 한 적이 있었지만, 주변의 친구들 어느 누구도 기념하지 않는 어린이날이 생경할 수밖에요.

    "서양의 선진국들은 어린이날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 일 년 내내 어린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니까 특별히 그런 날을 기념해야 할 이유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죠..."


    그래서,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제가 찾아봤습니다. Wikipedia와 전 세계 각국의 법정공휴일뿐만 아니라 공휴일이 아닌 명절 등의 날짜까지 확인해주는 웹사이트 서너 곳을 골라서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살펴본 140여 개 국가 중에 어린이날이 법정공휴일인 국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3월 17일    방글라데시(초대 국가원수 Sheikh Mujibur Rahman의 생일)

      4월   4일    홍콩, 대만 (청명절)

      4월 23일    터키

      5월   5일    대한민국, 일본

      5월 10일    몰디브

      5월 17일    노르웨이 (제헌절)

      5월 27일    나이지리아 (초등학생만 휴일)

      6월   1일    중국,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6월   6일    북한 (소년절, 조선소년단 창립일)

      8월 첫째 월요일    투발루

    10월 12일    브라질 (아파레시다 성모 기념일, "Our Lady of Aparecida")

    11월 14일    인도 (초대 총리 네루의 생일)

    12월 25일    콩고, 카메룬, 적도 기니, 가봉,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성탄절 Christmas)

이 가운데 다른 국경일과 겹치지 않으면서 순수하게 어린이만을 위한 날을 공휴일로 제정한 국가는 빨간색으로 표시한 여덟 개 국가뿐입니다. 나머지 나라들은 어린이의 인권을 보호하고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어린이날의 취지를 되새기며 기념하는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이 공휴일인 것이 옳거나 그르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교와 과외 공부에 지친 어린이들이 일 년에 단 하루만 "어린이"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한편으로는, 부모에게서 버려지는 아이들이 아직도 많아서, 관악구의 베이비 박스에만 일 년에 삼백 명이 넘는 아기들이 버려진답니다. 하나씩만 낳아도 제대로 잘 키우기 어렵다는 세상에 남의 아이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죠. 하지만, 혹시 잘 키우겠다는 욕심 때문에 어린이답게 자랄 기회를 빼앗고 있지는 않을까요? 사회 전체가 건전한 양육과 교육을 걱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생각이 바람처럼 지나갑니다.


    학교 다닐 때 몇 번인가 읽어보았던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이 1988년에 개정이 되었군요. 어린이들은 이 헌장대로만 자라면 됩니다.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은 어린이날의 참뜻을 바탕으로 하여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나라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되며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함을 길잡이로 삼는다.

    1.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2.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3. 어린이는 좋은 교육시설에서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받아야 한다.

    4. 어린이는 빛나는 우리 문화를 이어받아, 새롭게 창조하고 널리 펴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5. 어린이는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한다.

    6. 어린이는 예의와 질서를 지키며, 한겨레로서 서로 돕고, 스스로를 이기며 책임을 다하는 민주 시민으로 자라야 한다.

    7. 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는 마음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

    8.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9.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10.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

    11.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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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6901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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