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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Sep 03. 2021

1주택자가 함부로 집 팔고 이사가면 안 되는 이유

이사할 때 집을 함부로 팔고 급하게 전세를 구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부동산을 매일 공부하면서 느끼는 점은 집은 굳이 자주 사고 팔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이사를 가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자,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자.



급하게 전세로 이사갈 집을 구했듯이 내가 살던 집을 급하게 전세를 주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이사를 가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럼 나의 소중한 집을 굳이 아쉽게 팔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이 왜 현명한지 생각해보자.



집을 팔지 않았으니 내가 다른 곳에 전세로 살고 있어도 내 집은 스스로 무럭무럭 성장해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내 집으로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 또한 그동안 모은 돈과 팔지 않고 가지고 있던 집값을 합쳐서 더 좋은 곳에 있는 집을 살 수도 있다.



이렇게 이사갈 수 있는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질 수 있고 그사이 자산도 불어나기 때문에 함부로 집을 팔고 이사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사갈 때 이왕이면 더 좋은 입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1. 추가로 발표된 3기 신도시 계획

출처 : 국토교통부



2021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3기 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21년 8월 30일 국토교통부에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3기 신도시의 당초 계획 13.1만 호 대비 9천 호 증가한 14만 호 입지 10곳을 추가로 확정했다. 수도권은 의왕군포안산, 화성진안, 인천구월, 화성봉담, 남양주진건 등에서 12만 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대전죽동, 세종조치원, 세종연기 3곳에 2만 호를 공급한다.



이런 신도시들의 입지는 어떻게 선정되는 것일까? 국토교통부가 밝힌 신도시의 '입지 선정 및 개발 방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느 신도시든지 지역 여건에 맞는 교통망, 인프라, 자족기능 등을 구축하여 주요 도심의 주거·업무기능 등을 분산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개발 방향은 자족기능이지만 그보다 더 신경 쓰고 있는 점은 바로 도심과의 연결이다. 이는 발표 자료에 반복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수도권은 교통여건, 기존 도심과의 접근성, 주택 수요 등을 고려하여 대규모 택지 및 중소규모 택지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기존 교통망을 통한 도심과의 접근성을 가장 중요한 입지 여건으로 고려하고 있다.



의왕·군포·안산 지역은 지하철 1호선 의왕역, 지하철 4호선 반월역과 가깝고 인천구월 지역은 인천 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과 가깝다.



3기 신도시 의왕·군포·안산 예정지 (출처 : 국토교통부)


3기 신도시 인천구월2 예정지 (출처 : 국토교통부)                                



기존 교통망뿐만 아니라 향후 교통망을 통한 도심과의 접근성도 신도시의 입지 선정에 중요한 요소다.



3기 신도시 추가  및 GTX 계획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1·2기 신도시 집값은 분당, 판교, 위례가 3.3㎡당 매매가격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과 주요 업무시설 접근성 여부시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7월 기준, 1기 신도시 중 성남 분당은 3.3㎡당 3,360만 원 수준이고 2기 신도시 중 판교가 3.3㎡당 4,598만 원, 위례가 3.3㎡당 4,134만 원이다.



1, 2기 신도시 3.3㎡ 당 매매가격 (출처 : 부동산114)




2. 1주택자 부동산 갈아타기의 기준은 일자리와의 접근성



앞서 신도시들을 살펴봤듯이 주요 업무시설뿐만 아니라 강남과의 접근성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또한 국토교통부에서 입지 여건을 고려할 때 강남과의 접근성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내 집 마련을 할 때뿐만 아니라 이미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는 1주택자가 더 좋은 곳으로 갈아타기를 할 때도 중요한 요인이다. 1주택자 갈아타기 전략으로 '강남과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자신이 취득한 집에 거주하고 있거나 세입자에게 임대를 한 1주택자가 이사를 해야 하거나 부동산 갈아타기를 할 상황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맞이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일자리가 강남에 있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일자리에 관계없이 집값은 강남과의 접근성에 더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부동산 갈아타기 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집보다 강남 접근성이 개선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삼송역 현대 헤리엇 (출처 : 네이버부동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에 '삼송역 현대 헤리엇' 주상복합 단지가 있다. 364세대의 단지고 2020년에 완공됐다. 2021년 8월 기준, 87㎡ 타입은 9.5억 원으로 매물이 형성돼 있다.



삼송역이 바로 앞에 있고 강남역까지 1시간 내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여의도에도 1시간 내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종로까지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삼송 to 강남
삼송 to 종로3가
삼송 to 여의도



한편,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에 '북한산 두산위브' 아파트 단지가 있다. 497세대의 단지고 2020년에 완공됐다. 2021년 8월 기준, 72㎡ 타입은 8억 원이고 81㎡ 타입은 8.5억 원이다.



북한산두산위브 (출처 : 네이버부동산)                                



단지에서 홍제역까지 1km, 도보로 20분, 마을버스로 7분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가 2021년 8월 기준으로 8억 원대라는 것은 앞서 살펴본 고양시가 9억 원대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이므로 당연히 경기도 고양시보다 대중교통 출퇴근 시간은 단축된다.



홍제 to 종로
홍제 to 여의도
홍제 to 강남



만약 경기도에서 서울로 1주택자 갈아타기를 원한다면 이렇게 상대적인 평가를 해보면 좋다.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3대 업무지구인 강남권, 종로권, 여의도권과 대중교통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는 곳이 생겼다면 1주택자 갈아타기의 적기다.



서울이 아닌 같은 경기도 내 수도권에서 1주택자 갈아타기 시 비슷한 가격대에서 고민이 된다면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3. 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과 원리금 상환 능력 계산해보기



집값이 더 높은 곳으로 1주택자 부동산 갈아타기 시 자신의 자금만으로는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처음 내 집 마련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1주택자 부동산 갈아타기 때도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2021년 7월부터 1주택자 부동산 갈아타기가 복잡해졌다. 소득 대비 총 대출 원리금 상환 비율인 DSR을 40%로 규제하는 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연 소득 대비 대출의 원리금 상환금액 비율이 40%를 넘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이다. 아래는 소득별 주택담보대출의 대략적인 한도를 표기한 자료다.



출처 : 이데일리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매입 시에 DSR 40%가 바로 적용이 된다. 또한 1주택자 부동산 갈아타기 시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정리하지 않으면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줄어든다.



DSR 40%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 이용도 제한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부부의 연 소득이 1억 원인 1주택 가구가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처분하지 않았을 경우 최대 7억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은 2억 원 가량으로 줄어든다.



1주택을 처분하고 새 집을 사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자칫 잘못되면 실거주 1주택을 팔고 새로운 1주택을 취득하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금융당국에서 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후 기존 1주택을 약정 기간 내에 팔지 않고 버티는 사례를 방지한다는 목적이다.



아래 표는 부부합산 연 소득이 1억 원인 1주택 가구의 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경우 대출 한도표다. 한도의 축소가 너무 크기 때문에 기존 1주택을 제대로 된 값에 파는 것, 부동산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아파트를 확보하는 것을 동시에 해놓는 것이 가장 좋다.



출처 : e대한경제



2021년 6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위와 금융위원회가 서민·실수요자 주택담보대출 우대 혜택 개선안을 내놨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인 LTV를 완화하고 주택 기준도 상향됐다.



다만 대출 한도는 4억 원으로 제한됐다. 예를 들어 투기과열지구에서 생애 최초 구입자가 9억 원의 아파트를 구입할 때 LTV 50%가 적용돼도 4.5억 원을 대출받지 못하고 4억 원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출처 : 뉴스핌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전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원리금 상환금액을 최대치로 가정하고 계산해보는 것이다. 특히 예상치 못한 일에 매달 지출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리금 상환금액 상한선을 보수적으로 정해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부부의 매달 합산 소득이 500만 원이고 고정지출이 200만 원일 때 부부가 가용할 수 있는 돈은 300만 원이다. 여기서 원리금 상환금액의 상한선을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것이다.



매달 가용할 수 있는 돈 300만 원 중 100%인 300만 원을 전부 원리금 상환금액으로 설정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금리가 4%대로 올라가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300만 원 중 50~70% 정도인 150만 원에서 200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이 만약의 추가 지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 생각한다.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모두에게 가장 좋은 부동산 공부는 시세를 일주일 혹은 매달 체크하여 계속 관심을 갖는 것이다. 만약 1주택자라면 자연스럽게 내가 사는 곳, 갭투자해놓은 곳의 시세를 계속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그 옆 동네는 얼마일까?'하고 점점 확인해보는 지역들이 다양해진다. 어디를 놀러 가도 아파트를 보게 되면 네이버 부동산을 켜고 보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러운 관심을 유지만 해도 더 나은 환경, 더 좋은 지역이 어디인지 감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부동산 갈아타기 시 집값 상승의 열기가 조금이라도 식었을 때를 추천한다. 더 좋은 입지의 아파트는 입지가 상대적으로 덜 좋은 아파트보다 상승 폭이 큰 만큼 하락할 때 하락폭도 상대적으로 클 확률이 높다.



물론 이 시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열기가 식었는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분위기인지는 간단한 확인만 꾸준히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자신이 이사 가고 싶은 곳을 몇 군데 정하고 계속 시세를 파악하자. 그리고 3대 업무지구까지의 대중교통 소요시간을 서로 비교하자. 갈아타는 시기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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