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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멀 남편과 미니멀 아내

미니멀인테리어 종결편-각자 방식은 존중하고 내 공간은 더 미니멀하게

by 하루

남의편은 맥시멀이다. 그의 공간을 살짝 보여주면 아래 사진과 같다.


남편방-맥시멀답게 자전거도 2대. 모니터는 3개. 캠핑용품도 많다.


오~~ 준수하고 좋은데! 라고 다들 말한다.

아마 다들 이 정도는 맥시멀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만 맥시멀일지도.

참고로 베란다 수납장은 빽빽하게 그의 캠핑용품들로 꽉 차 있다.

신발장 옆 수납장 한 줄도 다 그의 공간이다.



사실 맥시멀이든 미니멀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것들이 자신에게 편안함을 주는지.

삶의 방향과 가치관에 맞는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남의편 물건을 이만큼 줄이기까지 수없는 싸움의 과정이 있었지만

각자의 공간에서 나오지 않는 걸로 합의를 보면서 조금은 내 눈이 덜 어지러워졌다.

남의편 물건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고자 나는 더 더 더 ~~~ 미니멀해졌다.



추억의 물건들도, 꿈을 생각하며 공부했던 숙제의 흔적들도, 책의 빈곤에서 오는 해방감을 갖고자 어린시절부터 한 권 한 권 사들였던

1000권이 넘던 모든 책들도...

지금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책에 대한 허기짐은 책을 버리고 나서야 해방됐다.








인테리어 종결편인 만큼, 마지막 몇 군데 공간을 보여주고자 한다.


1. 안방 화장실편 : 이곳에는 수납장이 없다. 수납장을 두고 남의편과 많이 부딪혔지만 제일 잘 한 것 중 하나.

왜냐하면 우리 집 안방은 작다. 습기가 잘 찬다. 수납장은 옆 화장대 아래쪽에 만들었다.

그곳에 치약, 샴푸, 수건, 화장지 등등이 놓여 있다.




2. 안방 화장대 : 화장품이 거의 없다. 로션, 선크림, 머리영양제는 있다.

그러나 그 흔한 립스틱은 없다. 립스틱은 그래도 가끔 바르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입술이 불어터졌다. 알레르기반응을 보여서 정리했다. 화장대 아래는 의도한 대로 화장실 수납장이 됐다.




3. 주방 베란다편 : 미니멀하게 세탁기를 1인용 세탁, 건조 겸용 세탁기로 들여놓았다. 그랬더니 공간이 딱 내가 원하는 만큼이 나왔다. 그곳에 전자렌지와 밥솥, 각종 세탁용품 외 군것질거리 등의 식료품 등등이 맥시멀하게 있다.




4. 신발장 옆 수납장 : 책장 같은 곳이다. 아래 칸에는 A4크기의 화일이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고 위쪽에는 책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도록 짜놓았다. 2장은 아이의 공간이고 1장은 남의편 공간. 하트표시가 된 칸만 내 공간이다.




나의 물건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허드레 옷들도 2~3년 후면 더 정리가 되서

수납함이 더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최종 목표란 없다.

단지 내가 귀찮아하지 않을 정도의 물건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선 옷도 4계절 고려하여 총15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놈의 못버리는 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옷까지 포함하면 여전히 30벌은 되지 않을까 싶다.



괜찮다. 이젠 다...

운동을 하는 그 순간에만

"내가 되는 것"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남의편의 맥시멀을 존중하고, 나는 내 방식의 삶을 고수하고.

이제는 둘 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존중한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미니멀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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