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나의 성격은' I' - 내향형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림. 챗GPT를 이용한 것. 나의 꿈과 관련된 그림>
남들이 보기에 나는
굉장히 활동적이고 유쾌하고 남에게 먼저 다가서는 사람이었다.
늘 그래왔다.
그리고 그게 전혀 힘들지 않았다.
어쩌면 여전히...
어떤 면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MBTI 검사를 하면 E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것은 전혀 진실이 아니다.
단 한번도 외향적이지 않았다.
그건 그냥 내성적인 내 자신을 감추기 위한 가면일 뿐이었다.
요즘은 내향형이라한들 "그래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냥 그렇구나.
그런데 옛날엔 그렇지 않았다.
"성격이 그 모양이어서 어쩌니."
"너가 무엇을 하겠니."
"소심해서 말은 하겠니?" 등등
수많은 이유를 붙여 공격하기 바빴다.
내성적인 것은 부정적인 성격을 의미하고 그런 성격은 천하공론한 노릇이라고 판단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기도 전에
'어른'답지 않은 어른인 그 숱한 무리들은 이미 나란 사람을 단죄했다.
한심한 아이, 못난 아이, 뭘 할 수나 있을까 싶은 아이!
그리고 그런 핑계 하에 동사무소, 은행업무, 집안청소, 남의 집 청소, 남의 집 대문지키기, 남의 집 애보육, 남의 집 돈 받아오기 등등을 시켰다. 그리고 한가지라도 실수하는 날은 한심한 인간들!
나의 등엔 두 줄의 선이 그어졌다.
내 부모는 나를 지킬 여유가 없었고 조리돌림을 당했다. 말하지 않았다.
어차피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거니까.
초예민에 내성적인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호기심이 강했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매번 내 성격을 뛰어 넘었다.
낯선 이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것은 늘 내가 먼저였다.
궁금한 것은 알아야 직성이 풀렸고 책에서 만난 대단한 인물들은 다 외향적이고 카리스마가 철철 넘쳤다.
그런 그들을 따라가고자 했기에 남이 보는 나는 '외향적 성격에 수다스럽고 약간 캔디같은, 그러면서 주변에 사람 많은 사람'
내내 그랬다. 한때 나의 별명은 '똑순이'
반 전체의 많은 아이들과 친구였지만 실상은 친구 없는...
그렇게 살아왔다.
교회회장에, 대학교 땐 두 개의 동아리 활동에, 취업 후엔 천리안 PC 동호회 모임들에 작은분과의 장까지 달았으니...
그러나 모든 것이 나를 휩쓸고 지나간 후
더는 굳이 사람들과 애써 교류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인간관계마저도 미니멀해졌다.
나의 전화번호 안에는 일과 관련된 사람 그 외 몇몇 전화번호들이 있다. 수십 명의 전화번호 안에 의미있는 전화번호는 단 하나도 없다.
나이 50이 넘어서니
만날 인연은 만나지고 헤어질 인연이라면 헤어지고,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닌 인연도 있고...
누군가에겐 미니멀이 물건 줄이기만을 의미한다면
나의 미니멀은 이렇게 인간관계까지 단순해지는 것이다.
에너지가 많지 않고
오롯이 홀로이기를 좋아하는 나인지라
반가운 관계마저도 오래 있으면 피곤하고 지친다.
그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같이 떠들고 놀 에너지가 없다.
그래서 나의 인간관계는 앞으로도 쭈욱 더 미니멀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