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지근한 물을 마시곤 한다. 차가운 물을 먼저 받고 나서 온수를 받으면 딱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물을 마실 수 있다.
사람은 너무 간사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나를 보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틀은 고스트 스토리라는 영화를 밤새도록 보며 소파에 누워 눈물을 쉼없이 쏟고 잠을 잤다. 잠에서 깬 나는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 같다. 차분하고 고요하다, 내가 느꼈던 감정이 지금은 흐릿하게만 느껴진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너무 슬픈 나머지 이 슬픔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고작 6시간을 자고 일어났다고 나는 금세 내가 어떻게 그렇게 울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때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너무 보고싶어 미칠것 같은 순간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고싶던 사람을 막상 만나고 나면 꽤나 생각만큼 짜릿하지 않을때도 많다. 내가 그렇게 보고싶어 했는데 왜인지 공허하다. 웃기기도 하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우울해서 죽고싶니 뭐니 난리와 발악을 해도 내일의 나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소금빵을 먹으며 즐거워한다. 삶은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렇지 않은 삶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살아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일이다. 오늘의 행복이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안다. 지금의 기쁨도 슬픔도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안다. 하지만 난 지금의 기쁨과 슬픔에 완전히 몰두되어 영원할 것처럼 기뻐하고 슬퍼한다. 그리고 그런 나의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남의 얘기를 듣는 것처럼 웃기고 참 흥미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