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는 아침보다 앞선 건 시간에 쫓겨
흔들리는 나의 마음이었습니다.
손끝에서 살며시 피어나는 아침은
재깍거리는 시간의 끈에 묶여
자꾸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깊은 한숨에 밀려든 불안 한 조각이
정신의 끝을 살짝 흐트러뜨렸고,
저는 거실만을 서성이다가
바쁘게 재촉하는 마음에 이끌려
결국 길을 나섰습니다.
때로는 달리고, 때로는 그저 걷는 발걸음 속에
이웃집 언니의 따뜻한 미소도
그저 바람처럼 스쳐 보냈고,
회색빛 건물들이 무언으로 건네는 인사조차
마음속으로만 조용히 받으며
스스로를 향해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구구구—”
먹이를 찾아 바닥을 쪼던 비둘기들이
문득 고개를 들어 제 눈길과 닿으려는 찰나—
그중 한 마리가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었지만,
이내 둥근 몸을 다잡고 작은 날갯짓으로 균형을 찾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비둘기의 걸음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갈 때,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저려왔습니다.
정류장에서 멀리 다가오는 버스를 바라보며
숨을 길게 내쉬었습니다.
꿍꿍거리던 가슴을 진정시키며
사람들 틈에 섞여
준비되지 못한 여유 하나를
마음속에서 간신히 꺼내 들었습니다.
“끼익—”
덜컹이며 열린 버스 문 앞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조심스레 올라타는 모습을 지켜보다,
제 차례가 되어 계단에 발을 올렸습니다.
한 손은 가방을 다잡고,
다른 한 손은 손잡이를 향해 뻗으며
몸을 힘껏 밀어 올리려던 그 순간—
손이 손잡이에 채 닿지 못하고 스치듯 미끄러졌고,
저는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어머, 어떡해…”
들려오는 목소리와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이 제 눈 안으로 몰려들었고,
등에서 다리까지 퍼지는 통증은
부끄러움에 덮여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비둘기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던 순간,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몸을 일으켜 세운 것처럼—
그 눈길을 따라
저도 다시, 몸을 세웠습니다.
이번 버스는 그냥 보내자고
스스로를 설득해 보았지만,
그럴 여유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약속된 시간이 이미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창피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을 수 있었던 건
비둘기의 초연한 모습에서
작은 여유 하나를 붙잡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엔 손잡이를 꽉 쥐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여전히 많은 시선이 저를 향해 있었지만,
도도하게 걸음을 옮기며
내 옆을 스쳐갔던 그 비둘기의 발걸음을 따라
조용히, 그 시선들을 지나쳐 나아갔습니다.
겨우 빈자리 하나를 찾아
몸을 숨기듯 앉았고,
눈을 감았습니다.
넘어지며 부서졌던 마음도,
그 시선도,
그 순간의 부끄러움도
눈을 감은 채
다 잊으려는 듯—
저는 조용히,
다시 오늘을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창가를 스치며 지나가는
하늘 높이 떠가는 구름에
오늘을 조용히 새기고,
이슬을 머금은 풀잎 위에
햇살에 부서지듯—
저는 오늘을,
고요히 놓아주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오늘의 마감 앞에 나를 다시 세우지만,
여러 모습으로 살아내는 순간들을
묵묵히 마무리 지은 것 또한—
다름 아닌,
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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