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나은 애벌레가 아니었다 —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하여
《복리처럼 쌓이는 리더십》 시리즈는 매일의 리더십 경험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인사이트를 기록합니다. 오늘은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나는 종종 내가 변하고 있다고 믿었다. 더 나은 내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부지런히 일하고, 더 친절하게 말하고, 더 효율적인 일정표를 짜고. 그렇게 나의 일상과 행동을 바꾸는 일이 곧 성장이라 여겼다. 마치 낡은 가구를 재배치하며 집 안 분위기를 바꾸려 애쓰는 사람처럼.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 방의 구조가 너무도 낡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가구를 바꿔치기해도, 창문은 여전히 어두웠고, 벽은 금이 가 있었으며, 문턱은 나를 걸려 넘어뜨렸다. 가구의 문제가 아니라, 방의 문제였다.
Danah Zohar는 이렇게 말한다. "진짜 트랜스포메이션은 방 자체를 다시 디자인할 때 일어난다. 어쩌면 그 방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새로 지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 말은 곧, 내가 바꿔야 했던 건 행동이 아니라 사고방식, 말투가 아니라 세계관, 성실성이 아니라 나의 존재 방식 그 자체였다는 뜻이다.
Korthagen의 Onion Model에 따르면, 인간은 일곱 겹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겉에서부터 환경, 행동, 능력, 신념, 정체성, 미션, 그리고 코어(core). 나는 늘 겉을 갈고닦았다. 행동을 고치고, 능력을 쌓고, 외부 환경을 바꿨다. 하지만 내 안의 신념은 여전히 과거의 프레임 속에 머물러 있었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인식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왜 내가 존재하는가'라는 미션에 대한 질문도 미뤄둔 채였다. 결국 나의 변화는, 더 나은 애벌레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트랜스포메이션은 그런 것이 아니다. 트랜스포메이션은 나비가 되는 일이다. 나는 더는 기어 다닐 수 없게 되고, 더는 예전처럼 생각할 수 없게 되며, 더는 같은 언어로 말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일종의 해체이고, 재구성이며, 새로운 존재로의 비상이다.
우리는 때로 타인의 행동을 바꾸려 한다. 조금 더 열심히, 조금 더 정직하게, 조금 더 친절하게. 하지만 그 사람의 코어는 여전히 그대로일 수 있다. 트랜스포메이션은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내면에서, 스스로의 질문과 직면을 통해서만 일어난다.
나는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보며 또 다른 트랜스포메이션의 전형을 떠올린다. 1960년대 1인당 GDP 99달러에서, 이제는 3만 달러를 넘어선 한국. 단지 산업화의 결과만은 아니었다. 국민의 교육에 대한 집념, 자신감, 도전정신, 즉 정체성과 신념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같은 공장에서 더 많이 찍어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산업을 만들어낸 것이다. 방을 바꾼 것이 아니라, 나라 자체를 다시 설계한 일이었다.
트랜스포메이션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 그 질문을 피하는 한, 우리는 더 나은 애벌레일 뿐이다. 하지만 그 질문을 껴안을 때, 비로소 나비가 된다.
나는 지금 나만의 방을 짓고 있다. 더는 낡은 틀에 가구를 얹지 않겠다. 내가 바꾸는 것은 가구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창의 위치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트랜스포메이션이다.
※ 이 글은 Aalto Executive MBA ‘Thinking Innovatively about Sales Leadership’ 수업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일부 개념은 Philip Squire 교수님의 발표 자료에서 비롯되었으며, 저자의 실무 경험과 해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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