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인간성 사이에서, 리더가 배운 것들
정보는 넘치지만 결정은 더디다. 고객의 혼란을 덜어주는 세일즈 리더의 역할, 그 조용한 지도 한 장에 대하여.
— 정보 과잉 시대의 세일즈 리더십
“더 많이 설명하면, 더 잘 팔릴 줄 알았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제품을 이해시키는 것이 나의 일이고,
정보는 설득의 도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많이 말하고, 더 자세히 알려주고,
고객이 물어보지 않은 것까지 챙겨서 전달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고객의 눈빛이 멀어지는 걸 느꼈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말은 닿았지만, 마음은 닿지 않았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지금 이 시대의 고객은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감당하지 못할 만큼 넘쳐나는 중이라는 걸.
Gartner의 조사에 따르면,
고객은 세일즈를 만나기 전 이미 57%의 구매 여정을 스스로 마쳤다.
그들은 이미 수많은 정보와 선택지를 갖고 있다.
문제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무엇이 진짜 중요한 정보인지 구별하기 어렵고,
서로 다른 주장들이 충돌하고,
아직 부족한 정보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그들을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게 한다.
정보는 고객을 Empower 하지 않는다.
오히려 Paralyse 시킨다.
그들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없을 만큼 피로한 상태다.
우리는 종종 ‘고객은 똑똑하다’고 말한다.
그 말은 맞다.
하지만 지금 고객은
똑똑하지만 지친 상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예요.”
대신 이렇게 말한다:
“좀 더 생각해 볼게요.”
“비교해 볼 게 많아서요.”
“다음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이 말은 거절이 아니라,
과잉된 정보로 인한 회피의 표현이다.
이런 환경에서 세일즈 리더가 해야 할 역할은
‘더 많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덜어주는 사람이다.
고객이 진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쏟아지는 정보 중, 무엇을 먼저 정리해줘야 하는지
결정의 핵심을 어떻게 한 줄로 요약해 줄 수 있을지
이제 세일즈는
스스로 답을 내리기 어려운 고객에게
“함께 정리해 주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많은 세일즈는 여전히
자신의 제품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말한다.
하지만 고객이 기억하는 건
그 설명이 아니라,
그 설명을 들을 때 느낀 감정이다.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한다.”
“내가 뭘 고민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기술보다 내 상황에 집중해 주었다.”
이 감정들이 쌓일 때,
정보는 ‘압박’이 아니라
‘신뢰의 기반’이 된다.
우리는 모두,
길을 잃어본 경험이 있다.
눈앞엔 이정표가 너무 많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정말 필요한 건
한 사람이 조용히 건네는 작은 지도 한 장이었다.
그게 지금, 세일즈 리더의 자리다.
더 많은 것을 말하려 하기보다
고객이 마음속에서 ‘아, 이제 알겠다’는 순간을
함께 기다리고, 비워주고, 지켜주는 사람.
말 대신 이해의 침묵,
설득 대신 신뢰의 여백을 남기는 사람.
그 한 장의 지도가,
고객의 여정에 방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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