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자식은 부모가 해석한 세상을 먼저 만난다.
불안이 많은 부모님 탓에 나의 첫 세상은 매우 위험한 곳이었다. 조심해라, 넘어진다, 떨어진다, 가지마라, 하지마라 하는 말들로 넘쳐났던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 영향이 컸던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사람’으로 자란 나는 그 후 스스로 안 되는 것들의 목록을 늘려갔다. 그렇게 나의 세상은 겹겹의 방어막에 둘러싸였고, 그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게 습관이 됐다.
딸아이의 소망 중 하나는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살면서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다. 세상을 무서운 곳이 아니라 ‘웰컴’하는 곳으로 여기는 딸을 보니 부럽고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