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줄 수 있다는 것을 - 팔로십에 대하여.
지난 이틀은 감정이 꽤 복잡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억울함일까,
마음 한구석이 돌처럼 무거웠다.
본부장님과 사전에 합의를 하고 들어간 중요 프로젝트 사전 타진 미팅이었다.
하지만 같은 팀에서 예기치 못한 반대 제기로 분위기가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약 3일이 지났을까, 본부장님께 따로 연락드릴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오피스에서 뵙게 되었다.
본부장실 앞에서 잠깐 멈춰 선 몇 초 사이에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회의 때 보셨을 텐데 먼저 말을 꺼내실까?’
‘내가 느낀 불편함을 아실 텐데.. 이야기를 꺼내도 될까?’
‘같은 팀 안에서 솔직함과 배려는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
하지만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본부장님은 나의 모든 근심을 다 아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다 이해해,라고 얼굴로 말해주는 듯한 다정함,
그 한순간에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본부장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셨다.
“자기, 그 프로젝트 하고 싶어?”
네, 저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여러 팀에서 도와주려는 의지는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럼 자기가 더 힘들 텐데, 이거 리딩하려면…”
저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수정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자기 정도 소통 능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고, 길지는 않았지만 여운이 남았다.
구체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닌데, 어떤 감정이나 맥락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말보다 표정과 제스처로 전해지는 지지 같은 것.
회의실을 나오며 계속 생각이 이어졌다.
리더십은 꼭 큰 목소리나 강한 존재감에서만 나오는 게 아닐 수 있다는 것.
오히려 말을 아끼는 태도가 어떤 순간에는 더 묵직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
그동안 내가 떠올려온 보스의 모습은 카리스마 있고,
방향을 또렷하게 제시하며 팀을 이끄는 사람이었다.
리더십을 ‘분명한 에너지’ 같은 것으로 상상해 온 것 같다.
하지만 오늘 마주한 모습은 그와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
차분하고, 온기 있게 믿음을 건네는 방식.
과연 나에게도 이런 방식이 가능할까,
힘을 드러내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에 말없이 믿어주는 게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정답은 아직 모르겠다.
아직 나는 배울 게 많고, 다양한 리더십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
리더십 또한 정답은 없으며 나만의 노하우를 길러 가야 한다는 것.
이 경험이 또 하나의 기준점을 남겼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렇게 또 팔로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