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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적 해석가 Oct 21. 2021

대화의 시작

오프닝 크레딧

학창 시절, 영화라곤 마블 히어로 영화만 보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다양한 영화를 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떤 영화가 잘 만든 영화인지조차 몰랐죠. 20대가 되었고, TV를 돌리던 중 <쓰리 빌보드>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철학적인 고찰을 좋아했기에 쉽지 않은 주제와 화려한 화면에 매료되었습니다. 문득 "영화를 메모하면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에 들어가 노트 하나를 꺼냈습니다. 어두운 거실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로 무작정 영화에 대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쓸지 몰랐습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장면들을 나열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영화를 메모하면서 봤습니다. 그동안 메모한 영화들의 수가 130편 정도 되더군요. 마지막 메모를 하고 전반적으로 훑었습니다. 뒤로 갈수록 점점 양이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카메라 구도, 화면 비율, 배우의 연기, 감독의 지시 등 말이죠. 하지만 메모를 하니 놓치는 장면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방식을 바꾸어서 영화가 끝난 직후에 메모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1년 정도를 더 봤습니다. 영화가 조금은 다르게 보였습니다. 영화가 말을 거는 듯했죠. 그때부터 영화의 메시지를 파악하고자 이기적 해석가라는 이름으로 영화에 대한 해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동을 한 지 1년 반 정도 지난 지금,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피상적인 SNS가 되어버린 네이버 블로그보다 더 진중하게 쓰고, 진지하게 읽어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망설임 없이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글 하나로 한 번에 통과했습니다. 짧고 간단한 글을 쓰다 보니 에세이 형식의 긴 글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면 늘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영화도 그랬으니까요.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해석과 평가가 관객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했거나, 후보에 오른 작품을 보고 후회했던 적 없으신가요? 취향에 맞지 않아서, 혹은 너무 난해해서 중간에 뛰쳐나오고 싶은 경험은 한 번씩은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그러나 같은 영화를 본 친구 혹은 평론가가 좋다고 평가하면,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고 '좋은 영화였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영화는 일종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말을 이해하기도 하고, 놓치기도 합니다. 말을 전부 이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또한, 나와 다른 사람이 이해하는 수준이 다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는 감독이 관객에게 메시지를 담아 건네는 말입니다. 관객은 영화 속에서 감독의 의도와 메시지, 의중을 개인적인 시각으로 찾아내면 됩니다.


 너무 어려운 영화가 있다고 합시다. 해석을 하고자 했으나, 너무 어려워서 검색을 해 봅니다. 검색창에 영화 제목과 해석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합니다. 평론집이나 해석을 담은 블로그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이때, 해석이 전부 동일한가요? 아닙니다. 평론가나 블로거들도 자신만의 해석을 올립니다. 평론가의 해석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정답이 아닌 해답입니다. 영화의 해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개인이 받아들이기 나름이죠. 그렇기에 영화를 보고 평가하시는 걸 두려워마시기 바랍니다. 영화들에 대한 해석을 이기적 해석가의 개인적인 시각으로 제시합니다. 이 책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서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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