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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가 아닌 전통물감에 천착하는 정종미 작가

편완식 미술 전문기자

by 뉴스프리존

7월 6일까지 금호미술관 개인전

3차원적 공간감과 깊이감이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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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물감 발명은 작가들로 하여금 오랜시..간 자연에 머물며 작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자연의 색채와 질감에 더 집중하게 해 준 것이다. 이후 인상주의 등 더 자유롭고 대담한 작가들의 실험이 가능해 졌다. 색채의 풍요로운 소비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정종미 작가는 이에 대해 반기를 든다. 튜브물감은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 식품에 비유한다. 맛깔스런 손맛이 사라지니 색에 공간감과 깊이감도 사라졌다고 말한다. 7월 6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전시를 갖는 정종미의 ‘어부사시사’전은 이같은 작가의 생각을 펼쳐보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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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의 어부사시사는 국문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시조이다. 아름다운 보길도의 정경과... 우리말의 리듬이 어우러져 시가문학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윤선도의 이러한 시심(詩心)과 나의 화심(畵心)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시의 격조만 논하던 당시의 분위기에 우리말로도 아름다운 시조가 가능하듯이 나 또한 우리의 전통재료와 기법으로 서양의 어떤 회화양식 못지않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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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재료학에 정통한 그는 우리 전통색이 3차원적 요소을 가지고 있어 웰빙음식같은 존재라고 강조한다. 모시나 장지위에 콩댐기법으로 색을 숙성한다. 한국 전통 미술의 중요한 한 축인 ‘아가명주’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아가'라는 아름다움과 '명주'라는 맑고 고귀한 실이 결합한 모습이다. 고급 예복에 쓰인 이유다. 섬세함과 정교함의 세계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색감과 기하학적이면서도 유기적인 패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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