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람 기자
더존, 한컴위드, 카카오페이 등 코인 관련 종목들 강세
“비은행 기관이 난립하면 통화정책 효율적 집행 어려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은행권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스테이블 코인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수의 비은행 기관이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면 여러 민간 화폐가 생기는 셈이 되고 이 경우 가치가 다른 여러 화폐가 유통될 위험이 생긴다”며 “그런 나라에서는 통화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일 이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알려지자 더존, 한컴위드, 카카오페이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주들이 대체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미래 화폐는 디지털화돼 프로그램을 집어넣을 수 있어야 하는데 한은처럼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나 예금 토큰을 적극적으로 준비한 기관이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말했듯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을 해석하면 비은행이 중심이 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에는 주의해야 하지만 원칙적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향후 발행되는 건 막을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총재는 19세기 민간화폐의 혼선 사태를 역사적으로 짚으며 그런 가능성이 다시 발생해 한국에서도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폭넓게 발행되고 사용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 19세기와 같은 혼선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총재의 신중론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 한은이 스테이블 코인 관련 논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이 총재는 “은행들만 허용하더라도 원화스테이블 코인이 생기면 외환 자유화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며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굉장히 많아짐으로써 이 문제가 현실화됐다. 지급결제 업무를 비은행 기관이 하게끔 허용한다면 은행 산업의 구조, 은행 사업의 수익구조 등이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규제는 굉장히 강하다. 비은행들이 발행하게는 해달라고 하고, 규제는 안받겠다고 하면 그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 코인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가상화폐가 탈중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규제에 의한 신뢰가 아니라 코인 소유자들 사이의 알고리즘을 통한 신뢰가 중요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총재의 지적이 핀트를 벗어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총재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회사의 주가는 많이 올라가고 금융산업이 발전하는 것이 사실이다”며 “외환자유화를 완전히 해버리면 MSCI(모건 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 지수)도 들어갈 수 있고 주가도 막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외환자유화를 안 하는 이유는 금융시장 발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외환자유화를 해줬을 때 생기는 여러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은행과 핀테크 업체, 플랫폼 기업, 가상자산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실증사업이 새 정부의 국정기회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이르면 3분기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속도를 내려는 모양새다.
유럽이나 미국, 홍콩 등은 이미 규제 정비를 마쳤고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도 어둡다는 지적이 많다.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