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힘들게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도 저녁이면 엄마와 즐겁게 놀았지. 엄마는 네게 보상이라도 하듯 집에 오면 집안일을 우선으로 하지 않고 네가 그만 놀자고 할 때까지 놀았단다. 낮에 힘들게 견뎌야 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너는 엄마와 노는 것을 좋아했어.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고 글자에 관심이 많았단다. 여러 번 읽어준 책은 거꾸로 들고 글자를 아는 것처럼 엄마를 흉내 내기도 했지. 참 똑똑한 아이였어. 글자에 관심을 보이자 그 당시 아이들이 배우던 학습지 한글나라 교구 전체를 신청하고 선생님 오시는 것은 거절했단다. 그 교구를 가지고 놀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지. 너는 한글에 무척 관심을 보였고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한글 교구만 가지고 놀았어. 네 방에는 재미난 장난감이 넘치듯 많았는데도 말이야. 엄마와 너는 저녁이면 글자를 가지고 놀았고 너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한글을 습득했어. 엄마는 네 집중력에 놀랐단다. 두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가 몇 시간을 한글 교구를 가지고 놀아도 싫증내기는커녕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운 엄마를 일으켜 세우면서까지 한글을 배우는 놀이에 몰입했단다. 하루에 몇 시간씩 가지고 논 덕분에 한 달 만에 모르는 글자가 없을 정도가 되었고 더듬거렸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더라.
너는 자주 동네 사람들 앞에서 책을 읽었지. 겨우 두 돌인 아이가 책을 읽으니 동네 사람들은 신기해서 엄청난 칭찬을 하셨단다. 너는 그 재미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였고 앞집에 살던 네 친구 경아 엄마는 한 달 만에 한글을 다 읽는 두 돌 된 아기를 모두 신기해할 것이라며 방송에 나가야 한다고 TV에 출연하기를 적극 권하기도 하셨단다. 네가 모든 장난감을 뒤로하고 책 읽기에 빠져있을 때 우리 동네에 태성 문고라는 큰 서점이 있었지. 우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들러 유아용 코너에서 네가 관심을 가지는 책을 읽었어. 그때 서점에서 일하시던 분은 네가 갈 때마다 옆에 오셔서 책 읽는 것을 신기하며 너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셨단다. 너를 참 예뻐해 주셨던 그분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 많은 분이 너를 신기해하고 부러워하셨지. 엄마도 언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너를 부러워했단다.
언어 천재 윤!
넌 언어에 대해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란다. 두 돌 때 글을 읽었고 자라면서 글쓰기도 잘했고 시도 잘 썼고 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늘 넘쳐났었지. 엄마는 너의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고 아까워. 엄마가 말을 하면 잔소리가 될까 봐 여태 너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지만, 오늘은 할래. 네 타고난 능력을 아낌없이 사용하기를 바라고 그 능력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네 능력이 어떻게 빛을 발하는지 엄마가 기다려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