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태몽

by 유미애

신기한 태몽


윤!

네 태몽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를 가지기 전 또는 가진 후 태몽을 꾼다는 게 신기하지 않니? 엄마는 아이 셋 모두 태몽을 꾸었단다. 특별한 꿈인 건 확실해. 특히 너는 아빠와 엄마가 동시에 꿈을 꾸었으니 더 신기하지.

엄마가 딸기밭에서 딸기를 따는 데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먹는 크기의 딸기를 따는데 엄마의 딸기는 아주 큰 딸기였단다. 큰 바구니 하나에 몇 개밖에 들어가지 않는 딸기였지. 모든 사람이 부러워했단다. 그게 태몽이라는 것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겠더라.

아빠의 꿈은 아주 대단했지. 아빠가 비행기를 타고 에베레스트 산 정상까지 갔단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큰 카페가 하나 있었고 그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니 온 세상이 다 보였다는 아주 멋진 태몽을 꾸었지. 우리는 서로의 태몽에 관해서 말하면서 결론을 내렸단다.


“태어날 우리 애는 세계적인 인물이 될 거야.”


우리의 말대로 너는 지금 외국에 살고 있고 외국 항공사에 근무하고 세계적인 사람이 된 거지. 참 신기하구나! 아빠의 꿈에 이미 너는 글로벌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게 예견이 되었는데 태몽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네. 넌 초등학생 때 외국인에 관해 질문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는지 모르겠어.


“엄마, 내가 만약 외국인이랑 결혼하면 엄마 어떻게 할 거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면 허락해야지.”

“그럼, 네가 얼굴이 까만 사람하고 결혼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음.. 글쎄, 엄마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엄마는 편견이 심해. 피부와 상관없이 똑같은 외국사람인데 엄마는 차별하잖아. 엄마는 가르치는 사람인데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냐?”


초등학교 3학년 때 했던 말이야. 논리적이고 당돌한 질문을 했었지. 네가 이 질문을 했을 때가 덕현아파트에 살 때였어. 그때 우리는 3층에 살고 맨 위층에 외국인이 살았지. 그분은 미국인이었고 아내는 우리나라 사람이었으니까 그걸 보고 물어본 것 같았어. 그분과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을 때 영어로 인사한 것도 기억나지?


“하이! 굿 애프터 눈”이라고 인사하자 그분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지.


넌 복도에서부터 킥킥거리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 가방을 던져 놓고 쓰러져 웃었단다. 네가 아는 영어로 인사 한번 했는데 그분은 한국말을 아주 잘하시는 분이었다고 그 상황이 너무 웃겨 우리도 함께 배꼽 잡고 웃었지. 그때 엄마는 네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냈단다. 외국인과 만났을 때 용기 내어 자신이 아는 단어로 인사할 수 있는 용기, 그때부터 엄마 딸은 이미 세계화될 징조가 보였지.

엄마와 아빠가 “너는 세계인이 될 거야.”라고 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으니 태몽은 진짜인가 봐. 네 동생도 기대해 봐야겠어.


사랑하는 딸!

너는 한국의 딸로 태어나 네가 원하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어. 그곳에서 직장을 다니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네 모습을 보니 무척 자랑스러워. 서로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행복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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