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by 유미애

윤!


작년에 네가 한국에 왔을 때 오랜만에 우리는 찐한 데이트를 했지. 그동안 너와 하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들을 했는데 엄마는 행복하더라. 명동에서 네가 입을 옷을 쇼핑하기 위해 여러 옷가게에 갔잖아. 너는 네 맘에 드는 옷을 입고 나와서 괜찮은지, 예쁜지 엄마에게 계속 물었지.


“엄마, 예뻐, 나한테 잘 어울려?”
“응, 예뻐, 완전 네 옷인데.”
“엄마, 자세히 보고 말해. 정말 예뻐.”
“그럼, 정말 예뻐. 진짜라니까.”
“엄마도 사. 내가 사줄게.”


엄마 눈에는 네가 입은 옷들은 다 예뻤단다. 뭘 입은들 예쁘지 않겠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딸인데. 너는 그렇게 엄마가 예쁘다는 옷을 잔뜩 샀잖아. 그리고 기분 좋아서 쫑알거리며 명동거리를 걷다가 배가 고파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칼국수와 만두를 파는 가게에 들어갔지. 배부르게 먹고 또 쇼핑했다. 화장품 가게에서 네가 필요한 화장품과 호주에 가져갈 것을 이것저것 많이도 샀지. 다리가 아플 때 오설록에 들어가 구석진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셀카도 찍고 참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왔던 것 기억나지. 작년이었는데도 오래전 이야기 같구나.


옛날부터 너랑은 자주 쇼핑을 했어.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쇼핑을 좋아했던 엄마라 백화점과 동대문, 남대문시장에 갈 때는 항상 너를 데려고 다녔단다. 어릴 때 백화점 쇼핑을 했을 때 기억이 나는구나.
그때 너는 떼를 많이 썼단다. 네가 원하는 것은 웬만한 것을 다 사주었기에 너는 보는 것마다 다 사주기를 원했어. 그날도 집에 여러 개 있는 인형을 사달라고 했지. 평소에는 당연히 사주었겠지만, 그때 훈육법에 관해 책을 읽고 있었고 그 책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라고 되어있었단다. 네가 움직이지 않고 울면서 떼를 쓰니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봐서 엄마는 창피했단다. 엄마는 책에 나와 있는 대로 그 자리에서 너를 혼냈고 한 대 세게 때렸지. 너는 평소에 그러지 않던 엄마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때리고 혼을 내니 놀라서 많이 당황했어. 입을 삐죽삐죽 거리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소리는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꼼짝도 않고 서 있었지. 부모교육을 공부하면서 후회했단다. 그 교육서는 외국의 훈육법이었고, 한국 정서와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 사람들 많은 곳에서 혼을 내서 미안했어.


사랑하는 윤!
너와 명동을 돌아다니며 즐거웠던 때를 추억하면서도 그와 연관된 많은 것들이 떠올라서 혼자 즐거웠다가 슬펐다가 만감이 교차하는구나. 누군가와 추억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것 같아. 그것이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주었던 너라서 더 고맙고 행복해. 새벽 시간 우리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행복한 이 시간 엄마 눈가에 왜 눈물이 고이는지 모르겠다. 엄마 참 주책이지. 자꾸 눈물이 나와 그만 쓸래. 안녕!

이전 15화그래 주면 참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