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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별 인생 없어
배꼽티
by
미야
Jan 25. 2022
중학교 때 쓴 시 중에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시가 있다.
시 제목은 E.N.C
출처 - 뉴스앤
그 당시 유행하는 아이템은 배꼽티.
그냥 배꼽티 말고 백화점에서 파는 브랜드 옷 배꼽티에 헐렁한 청바지를 입고
소풍 가서 친구들이랑 장기자랑으로 춤을 추는 것이 지금으로 말하면 핵인싸로 거듭날 등용문 같은 것이었다.
넉넉한 가정형편이 아니라
소풍을 위해
십만 원 돈 되는 배꼽티를 사달라고 엄마를 조르는 게 어린 마음에 미안했나 보다.
E 이그
N
엔간히 비싸야지
C
씨 x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가격표를 보고 다시
내려놓은 날 집에 와서 끄적인 시가 아직 기억에 남아 있는 이유는 무얼까?
소풍 전날
엄마는 ENC에서 검은색 배꼽티를 하나
사 오셨다.
자신을 위해서는 시장에서 파는 싸구려 티셔츠 하나에도 고개를 젓는 분이.
딸내미 기죽지 말라고 부러 버스를 타고 백화점에 가서 사 들고 온 쇼핑백을 받고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컸던 중학교 시절.
인싸 되
는 거 말고
공부를 좀
잘해야겠다 다짐했던 게
그때인 것 같다.
친구들이랑 노는 게 제일 좋았던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을 같게 된 계기가
배꼽티라니.
쓰다 보니 웃음이 난다.
이쁘게 입고 재미있게
놀다 오라고 엉덩이를 토닥이던 젊었던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반갑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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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의 브런치입니다. 10년간 헝가리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들어왔어요. 한국생활 2년차. 추억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그 때의 나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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