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이들은 유난히 타악기를 좋아했다.
온갖 물건을 두드리고 긁고 건드려서 소리를 만들어 자기의 옆얼굴을 대고 동그마니 들어가 앉아있곤 했다.
아마도 소리 안에 들어있는 자신들의 본향을 얼핏 느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문을 닫았다.
그 모든 소리들이 견딜 수 없는 소음으로 내게 고함을 지르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마음껏 소리를 만날 수 없었고 나는 죄책감의 리듬만 한 옥타브씩 쌓아갔다.
소로우는 파란 하늘이 맑은 음악을 알아듣는 아이들의 귀를 통해 공명판을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소로우의 눈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음악에 섞이는 모습에서 후버드 시내 굽이진 곳에서 헤엄치는 생명력을 만나고 있었던 듯하다.
자연이 끊임없이 내게 질문을 할 때 나는 어떤 소리를 내놓을 수 있을까.
때 묻고 무뎌진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도 닫혔고 마음도 밋밋했다.
소리자체에는 민감했지만 소리 안에 든 아이들의 마음은 듣지 못했다.
내가 어린아이와 같은 존재라면 난 어떤 세계를 꿈꿨을까?
작은 단지 안에 무한한 음악을 끄집어내는 존재들이 소로우를 통해 내게도 비망록을 내민다.
떠드는 소리를 듣기 좋아하고 맘껏 대화하고
아이처럼 부드럽게 말을 거는 자연의 소리를 알아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