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에 의지하기

by 캐리소

힘과 에너지.

오늘의 에너지는 그림을 그리는 일에 써야 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경숙 언니가 식사를 내겠다고 해서 공방 수강생들 모두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그림 그릴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필요와 욕구도 에너지를 가지고 온다.

내 에너지는 오후에 힘을 발휘했다.


움직임을 만드는 에너지는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

나는 오늘의 루틴을 반밖에 이루지 못했지만 실패의 날도 나의 날임을 인정한다. 채우지 못한 시간은 저녁식사를 패스하고 채우면 된다.

그게 어떤 모습이든 에너지가 가는 방향은 성장하고 커진다.


삶에도 모략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가장 강력한 적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루고 싶은 것 앞에 떡 버티고 선 장군처럼 나를 가로막는 것이 그것이다.


조그만 장구벌레가 날거나 꿈틀거리는 움직임만 보아도 천지에는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 없으니 일을 만든다 하더라도 아름다운 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력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 귀곡자, 제7장 췌, 정세를 추측. 파악함 중.


반드시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현상, 사람, 일 안에서 빠져나와 멀리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타난 것으로 숨겨진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힘을 헤아리고 정세를 추측하는 것.

모략과 계책의 근본이며 유세의 법칙이라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관찰은 사물과 나의 관계이다.

세밀한 마음으로 사물의 본질을 파헤쳐 가다 보면 나와 사물, 그리고 사물의 우주적 관점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눈이 되어 절편으로 나누어진 세포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그렇게 아래로, 더 작은 단위로 내려가다 보면 평범한 것 속에서 불가사의한 것을 보는 것이다.*




평범한 것 속에서 발견한 불가사의함은 나를 무한대로 키울 것이다.




* 자기신뢰 철학, 랄프 왈도 에머슨.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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