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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소 Oct 04. 2023

계절의 문지방

어떤

천 가지 생각의 서랍을 모두 닫아버리고

바로 걸어 나가야

되는 

그런 일도 있는 법이야


지금이 그때가 아닐는지

모르겠다


가을의 첫 문을 열면

거기 석양 밑에 아이 하나가 있다

집을 잃어버리고 발 끝이 추운 아이

늘어져 있는 깃줄에


버석거리는 물음표를 달고

침묵이 고요함을 얻어서 더욱 무거워질 때

이 고요를 깨뜨릴 새들의 웃음소리와

너의 등장이 필요하다.


환기하는 한낮의 졸음에

탁자 위에 모로 누운 너는

쪽잠을 부려놓고

나와 마주한다


너무 오랜 고요가 무거워

그만 내려놓고 싶을 때

너의 목소리를 기다리

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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