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에 서비스가 노출될 때, 어떤 라이팅으로 이목을 끌어야 할까?
- 몇 년 전부터 노인들의 키오스크 사용 문제를 다룬 뉴스가 자주 보인다. 조부모님과 가까운 거리에 사는 나로서는 그 소식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진다. 단지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처럼 동시대의 기기들 앞에서 노인들은 무력해질 때가 있다. 대다수가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레 행하는 손짓 몇 번은, 누군가에게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진다. 이 사실은 디지털 환경을 설계하는 주체 누구나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UX 라이팅의 제1원칙은 이것이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글쓰기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예비 사용자의 연령층이 다양할 때,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포용해야 할 때, UX 라이팅은 어떤 지점을 더 깊이 고려해야 하는가? 오늘 11일차 챌린지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용자는 '어르신'이고, 그가 구글에 검색한 키워드는 'easy way'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쉬움'과는 결이 다르다. 20대인 나에게 '쉬움'이란 '가장 빠른 길'이나 '가장 싼 가격'을 의미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사용자에게 '쉬움'이란, '복잡하지 않은', '실수해도 괜찮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뜻일 테다.
이번 과제는 화려한 카피를 뽐내는 작업이 아니었다. 구글 검색 결과창이라는,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와 만나는 가장 첫 번째 관문에서, 어떻게 '당신은 우리를 믿어도 좋습니다'라는 단단한 신뢰의 언어를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챌린지를 시작하기 전, 구글에 '렌즈 구독'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보았다. 평소 렌즈를 잘 사용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챌린지 내용과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았다.
가장 상단에 뜨는 건 '월간렌즈' 라는 서비스였다. 타이틀과 메타 디스크럽션이 평이했다. 그래서 오늘은 가상의 서비스를 만들어 라이팅을 쓰기 보다, '월간렌즈'의 라이팅을 고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자 했다.
이 문구에는 문제점이 몇 가지 있는데,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1) 사용자 혜택보다 '키워드' 중심의 제목
- 제목에 렌즈 정기구독이라는 기능적인 키워드를 먼저 나열했다. 이는 SEO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사용자에게 '그래서 나에게 뭐가 좋은데?'라는 질문에 답해주지 못한다. 특히 '정기구독'이라는 단어는 (나이가 많은) 사용자에게 '쉽다'라는 느낌 대신 '딱딱하다'라는 느낌을 먼저 준다.
2) 공감 없는 일방적 설명
"고객님의 렌즈구매를 대신해드립니다." 이 문장은 서비스의 역할을 설명하지만, 사용자가 렌즈 구매 과정에서 겪는 어떤 어려움('안경점 방문의 번거로움', '잊어버릴 걱정' 등)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사용자의 구매 감정을 이끌어낼 교류가 전혀 없어 보인다.
3) 고난이도 어휘 사용
메타 디스크립션 마지막에 있는, "위탁구매를 수행합니다"라는 문장은 굳이 있어야 하나는 생각이 든다. '위탁구매'는 안경점의 렌즈를 대신 구매해준다는 뜻이다. 이 정보가 필요한 이유를 굳이 찾자면, 상품의 신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사용자 중심의 언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는 공급자가 강조하고 싶은 언어일 뿐이다. 사용자와 조금 더 친밀하게 다가가려면, 위탁 구매라는 어휘 대신 안경점 렌즈를 손쉽게 집에서 ~ 정도의 표현이 필요할 것이다.
4) '쉬움'이라는 가치 부재
시나리오 속 사용자는 '쉬운 방법'을 찾고 있다. 물론 정기구독의 뜻에 이 '간편함'을 내포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강조되어 있지 않다. 강조되지 않은 가치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용자의 핵심 니즈는 분명히 표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비스의 기능만 나열하는 문장이 될 뿐이다.
어딘지 모르게 공격적으로 고칠 점을 말해보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의견일 뿐,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조금 더 '월간렌즈'의 전환율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 사용자를 설득할 것인가? 단순히 '쉬운 단어'를 쓰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근본적인 불안과 니즈를 해결하는 문구가 필요해 보였다.
1. 먼저 차가운 기능어를 한눈에 들어오도록 풀어 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정기구독', '위탁구매' 같은 딱딱한 단어 대신,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편안함', '잊지 않음', '걱정 없음' 이라는 구체적인 가치를 일상적인 언어로 전달하려 했다.
2.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에 직접적으로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다. 시나리오에서 제시한 노인 사용자가, 렌즈를 살 때 겪는 가장 큰 불편함은 무얼까? '매번 안경점에 가는 번거로움'과 '제때 사는 것을 잊어버리는 불안함'이 그 중심일 것 같았다. 그렇다면 월간렌즈가 이 포인트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했다.
3.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표현을 쓰고 싶다. 사용자가 지금 구글에 검색을 하는 이유는, '소비'를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전환율을 높이려면, 온라인 구매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잡한 절차 없이 '클릭 한 번'이면 된다는 인상을 주고, '무료 배송'과 같은 구체적인 혜택을 제시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타이틀 : 콘택트렌즈, 이제 집에서 편하게 받아보세요
- 나는 '정기구독'이라는 기능어 대신, 사용자가 얻을 혜택인 '집에서 편하게 받아보세요'라는 문장을 제목으로 선택했다. 이는 "월간렌즈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대신, "월간렌즈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먼저 보여주는 접근이다.
본문 : "클릭 한 번이면 렌즈 걱정 끝!"
- 본문의 시작은 가장 강력해 보이는 약속으로 문을 열었다. '클릭 한 번'이라는 표현은 온라인 구매의 복잡성에 대한 사용자의 불안감을 낮춘다. 또한 '렌즈 걱정 끝!'이라는 말까지 써서, 단순히 구매의 편의성을 넘어 '렌즈가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사용자의 근본적인 불안감까지 해결해줄 수 있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본문 : "월간렌즈에서 내게 맞는 콘택트렌즈를 찾아보세요."
- 첫 문장에서 제시한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행동(찾아보세요)을 안내했다. 여기서 '내게 맞는' 이라는 표현은 중요하다. 단순히 렌즈를 파는 곳이 아니라, 나의 시력과 필요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전문적인' 공간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신뢰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본문 : "매달 잊지 않도록, 집까지 무료로 배송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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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구독의 핵심 가치인 '잊지 않음'과 '편리한 배송'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특히 '무료 배송'이라는 구체적인 혜택을 명시하여, 사용자가 클릭해야 할 마지막 이유를 더해주고 싶었다. '알아서 보내준다'는 수동적인 느낌 대신, '배송해 드릴게요'라는 능동적이고 서비스 지향적인 동사를 사용하여 친절함을 더했다.
입사지원과 명절, 포트폴리오 제작 등이 겹쳐 한 달 넘게 브런치를 방치했다. 올해 여름, 여기에 첫 글을 쓰던 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차례다. 취업이나 성취의 성패와 무관하게, 올해의 마지막 분기는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보내고 싶다.
이번 과제를 통해 '쉬움'이란 단어가 단 하나의 뜻을 갖고 있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에게 '쉬움'은 '빠른 속도'나 '최소한의 클릭'이지만, 오늘 챌린지 속 노인 사용자에게 '쉬움'은 '익숙함', '안전함', 그리고 '이해할 수 있음'이었다. 내가 아닌, 사용자의 맥락에서 '쉬움'을 다시 정의하고, 그들의 언어로 말하는 것. 그것이 이번 과제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업로드를 말미암아 다시 달려보도록 해야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