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을 발견하고 수집합니다.
"엄마 안아줘!"
아침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내 허리춤에 두 팔을 감고 착 안긴 작고 동그란 두상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코 우리 아들 일어나 쏘오? 잘 잤오? 일어났는데 엄마 옆에 없다고 짜증도 안 내고, 고마워."
"우웅 엄마 안아줘 ~~"
아직 함께 잠을 자는 아이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가 옆에 없으면 연신 짜증을 내곤 하는데, 요즘은 제법 기분 좋게 일어나 혼자 저벅저벅 거실에 걸어 나온다. 눈도 덜 뜬 채 안아달라며 내게 폭 안기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하던 일을 멈추고 번쩍 들어서 안아본다. 막 잠에서 깨 부스스한 머리를 하곤, 있는 힘껏 내 목을 끌어안고 따뜻하게 나눠주는 체온이 이 순간이 그냥 행복이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
키도 몸무게도 제법 많이 자라서, 오래 안기에는 버거운감이 있지만 번쩍 들어서 아이를 폭 안는 느낌은 그저 마주 보고 앉아서 안는 느낌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귀하고 따뜻하다. 그래서 힘이 들어도 들어서 안기를 포기할 수가 없다. 아이를 폭 안고 말랑말랑한 볼에 온 마음을 다해 뽀뽀를 하고 나면 아이도 이제 내려줘 하며 팔다리에 힘을 쑥 풀어낸다.
우리 아이는 또래보다 키가 큰 편이라 또래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면 머리는 하나는 더 위에 있다. 내심 부러움의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아이가 빠르게 자란 만큼 마음껏 안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아서 영 아쉽다.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아이를 오래 안고 싶어서 이다. 아직까지는 그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엄마 열심히 운동해서 부지런히 안아줄 테니까, 엄마 되도록 천천히 밀어내라. 생각만 해도 서운하고 눈물 나려고 하니까...
기분이 못내 울적한 날이면
"아들 엄마 좀 안아줘" 하고 팔을 쭉 펼쳐본다.
그러면 아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당장 쪼르르 달려와 나를 꼭 안아준다.
"엄마 내가 안아줘서 이제 기분 괜찮아요?" 하고 싱긋 웃는다.
사실은 네가 좋아하는 것보다, 엄마가 너를 안는걸 더 좋아해. 무한한 사랑받는 기분이 제대로 들거든.
어느 날 안아달라며 칭얼대던 아이를 품에 안고 있으니 가만히 있더니,
"엄마! 내가 나중에 엄마보다, 아빠보다 훨씬 더 크면 그때는 내가 엄마 많이 안아 줄게요." 한다.
"오호 그래? 엄마 무거운데, 우리 아들 힘 엄청 세야겠는걸" 하니
"걱정 마세요! 저 운동도 엄청 열심히 하고, 힘도 아빠보다 더 세질꺼니까요."
너 그 말 꼭 지켜야 한다, 엄마 살 빼세요... 하면 안 돼요 알겠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