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잃어버릴 때

다시 되찾는 법부터 찾아가자

by 칼미아

하향이었던 대학에 붙었다. 갈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는데 엄마가 말했다. "돈만 주면 들어가는 곳인데 좋아하면 안 돼." 아빠도 엄마도 자신들의 인생에서 우리에게 쏟은 돈을 아까워하고 있었다. 아빠는 우리 삼 남매 중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부모님 눈에 우리는 그저 인생을 망쳐놓은 피사체인 걸까. 언제든 이런 원망을 우리에게 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어색하진 않았지만 상처가 됐다. 그 죄책감을 덜어서 나아지기 시작했는데 엄마는 내게 양심이 없냐면서 화를 냈다. 죄책감을 요구하셨다.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마치 안 되는 것처럼 내가 행복할 때 내 가족은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럼 계속 아픈 척을 하면 피해가 덜 할까?


어느새 나 자신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부모님이, 오빠가, 남들이 하는 말에 걸맞은 모양으로 바뀌는 인간일 뿐이었다.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깨달았다. 누가 뭐라 하든 남들이 말하는 내 모습은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니라는 걸. 왜 인정하면서 스스로 가라앉았던 걸까.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라는 곡을 들으면서 진정해보지만, 난 노래 가사처럼 절대 나 자신과 화해하지 못했다. 누가 A라고 말하면 그건 곧이곧대로 내 모습이 되어버렸고, 그 습관은 굳어져 나를 망가뜨렸다. 이제 내 인생에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어떤 건지 이해했다. 그 운명을 피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나 자신의 굳건한 모습을 믿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는 어렵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게 말이다.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상담 선생님의 말씀에 작게나마 위로를 받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는 또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믿지 못한다. 누구를 만나면 분명 흑막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 내가 말했던 문제와 이어지는 문제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데 다른 이를 믿는다는 건 당연히 힘들다. 조금만 더 강해지자. 조금만 더. 이 정도로 나 자신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저 멀리 이 두 문제를 해결한 미래의 내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것 같다. 그럼 이 힘든 시간들도 추억이 될 수 있겠지.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마음의 안정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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