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지켜나가기
오늘부터 동생에게 수학이랑 영어를 가르쳐주게 되었다. 화, 목, 토, 일, 오늘은 화요일이어서 수학을 가르쳐주는 날이다. 솔직히 동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아예 없는 게 아니지만 내가 정말 열심히 하고 싶은 이유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요령을 제대로 숙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과외 경험을 제대로 쌓고 싶다. 내 동생을 가르치는 것이니 이게 난이도 최상이 아닐까 싶다. 과외를 할 때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내가 선생님들께 과외를 받은 나날들을 생각해보면, 스케줄을 유연하게 조정해주시는 분이 계시고, 선생님 위주로 계속 바꾸는 분이 계신다. 후자는 학생이 빡치는 경우이다. 하지만 내가 이제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까 한 번 동생에게 맞춰주려니 동생이 이래서 바쁘고 저래서 바쁘고 계속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하길 바란다.
이와 엄마가 바라는 바도 달랐다. 엄마는 하루에 적어도 6시간 이상을 시키길 바랬고, 동생은 입이 엄청 튀어나와서 협상을 하려 든다. 둘 사이에서 새우가 되어서 등이 터질 것만 같은 나는 내 스케줄 위주로 일정을 맞추는 게 어려워졌다. 일단 시간은 틀일 뿐 할당량을 하면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고 회유한 뒤, 그래도 일정을 정했다. 동생은 빨리 끝내고 싶다며 시작 전부터 숙제로 돌리라고 요구했다. 어이가 없었다. 앞이 좀 깜깜하다. 어쩌다 수능 끝나고 내 일상의 절반 이상이 과외로 채워졌을까. 결국 다른 알바를 할 시간이 없어졌다. 하지만 미성년자는 알바에 대한 제약이 많으니까 성인이 되고 나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시간이 나면 뜨개질과 화장을 공부하고, 토익 준비도 할 것이다. 가족들하고 부산 쪽으로 가서 먹방 투어도 하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곳은 포차가 많은 곳이다. 당일치기 말고 며칠 지내고 올 곳을 가고 싶다. 부모님은 일단 알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