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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긍정 오뚜기 Jan 26. 2023

소설의 순간들

읽고 난 후......

    저자 박금산의 소설의 순간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즉, 소설의 구성단계에 따라 소설들을 쪼갠 것이다. 처음에 책을 읽다가 내용이 자꾸 끊기길래 짜증이 났다. 알고 보니, 책 속 내용을 구성 단계에 따라 나눈 것이었다. 소설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할 줄 알았던 나는 처음에 적잖이 당황했고, 책의 중반쯤 가서야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부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전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하여 발단 부분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과 전개에 전반적인 스토리를 담당하고, 위기는 말할 것도 없이 소설의 메인이다. 그리고 절정은 카타르시스를 한도 없이 올리고 여운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고, 제일 좋은 결말은 그 무엇도 아닌 앞의 내용과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말임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부족했던 점들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요즘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소설의 1,2화, 즉, 발단에 해당하는 부분에 소홀하지 않고 오히려 강력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반부에 강렬한 인상과 대부분의 스토리 라인을 때려 박아 독자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기술은 웹소설의 별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하튼 다른 소설에서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위기 부분이 만들어지면 절정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결말 부분이다. 나는 항상 결말 부분을 고민했다. 열린 결말이 좋을지,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좋을지, 아니면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이 되는 결말이 좋을지. 하지만 제일 좋은 결말은 앞의 내용과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말이라는 소리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내가 독자의 입장에서 어떤 결말을 원할까... 생각해 보면 갑자기 잘 나가다가 끝에서 개소리하지 않는 결말이다. 결말은 좋은 매듭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갈등이다. 외적 갈등, 내적 갈등, 중학교 때 마르고 닳도록 머릿속에 집어넣었던 개념. 갈등을 잘 풀어내지 못하는 것만큼 막히는 부분도 없다. 갈등이 너무 자주 많이 일어나면 독자들도 덩달아 지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없으면 지루해할 것만 같다. 현재 내가 쓰는 소설은 한 회당 갈등이 한 개씩은 있다. 모든 화에 재미를 느끼게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읽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소홀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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