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깨달음을 얻다
우연히 '상담심리사 읏따'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나를 받아들이는 법, 나아졌다가 다시 힘들 때', '남보다 안 되면 못 견디고 잘되는 상상 많이 하는 사람 - 티 안나는 나르시시스트 1편'이 두 영상을 보고 나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본질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내용에 오히려 나는 위안을 받게 되었다. 나는 이 영상을 통해 내가 티 안나는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삼 남매 중 나를 다른 성향이라는 이유로 과잉보호하셨다. 나는 이 사실을 숨길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나를 받아들이는 법에 관한 영상에서 부족한 나의 모습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성찰이 가능하다는 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모습의 나도 결국엔 '나' 그걸 인정하고 비난하기보다는 '아, 그렇구나, 그럼 이제 어떻게 고쳐보면 좋을까?' 이런 사고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평소에 내가 하던 고민은 그런 사고를 어떻게 하면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게 습관을 들이느냐였다.
성격을 고치는데 3~5년이 걸린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희망을 가졌다. 그렇다면 그 기간 동안 나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성찰하며 바뀌어나가는 법을 배워야겠다. 내가 하려 했던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넘어져도 보고 비난도 많이 받아보며 내 한계를 깨닫는 것, 그리고 그 한계에서 한 단계 올라가는 건 그다음 스텝인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하는 것이지 중간 과정을 뛰어넘으려 하면 그저 욕심에 머무른다. 읏따님 말씀대로라면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21살에 이걸 알았으니 이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3~5년 정도를 쏟는다면 24,25살 밖에 안 된다. 그러면 그 나이쯤 되면 자기혐오도 줄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지금보다는 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의미로 영상을 초심을 잃을 때마다 반복해서 보기로 했다.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내 자신을 제대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나는 내 안의 결핍들을 도전에 대한 결핍,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결핍, 무력감을 이겨내고 싶어 하는 마음 등, 예전과는 다른 나 자신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우울증을 통해 알아차리게 되었다. 항상 세 명의 자식을 키우느라 돈과 불안에 시달리던 부모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모든 걸 다 쏟아부으려고 하셨다. 참 감사한 일이지만 부모님께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감사함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자 마음 속에 괴리감이 생겼다. 보답을 해야하는 부모님 말씀을 곧이 곧대로 듣고자 하는 아이와 실패하고 비난을 받더라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겠다는 아이가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우울증, 레이브가 찾아왔다. 내가 가장 하찮아질때 내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하셨고, 현실적인 자신감도 그때 얻을 수 있다고 하셨다.
내 자신에 대한 연구는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제 내 꿈은 심리학자, 다중언어구사자, 작가가 되어 심적겱으로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가는 것이다.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항상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좋은 방법인 것은 아니다. 우울한 감정을 없애기 위해서는 행동도 따라와야 하는 게 당연지사니까.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것도 엄청 많다.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욕심을 냈을 때, 내 동생이 말했다. "언니는 사람들이 불편하다면서 어떻게 영어 강사가 되려 그래?"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잘 가르치는 능력도, 사람을 대하는 자세도 아직 준비된 게 없지만 꼭 하고 싶으니까 하려는 거야. 이를 위해 내가 달라져야 한다면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야지."
요즘 동생이 문법을 너무 싫어하길래 괴외에서 배운 문법을 사용해서 에세이를 쓰라고 시켰다. 그러자 동생은 신이 나서 '발로란트'라는 게임에 대한 에세이를 열심히 써내려 갔다. 에세이를 보니 문법적인 요소들은
거의 다 파탄이 났지만 나는 동생의 실수들을 짚어가면서 나 또한 배우고 있음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나의 한계를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막힐 때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보완하려 하면 나는 이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경험이 없어 서툴더라도 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숨겨 둔 열정의 씨앗을 조금씩 피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실수가 나쁜 것으로만 생각되었는데, 이제 보니, 내가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