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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도리 Aug 25. 2024

나아가기 위한 준비물

자신감이 밥 먹여주나? 아니요, 살려줍니다

 내 꿈은 원래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맞닥뜨려 보고 꿈으로 먹고살겠다고 다짐했을 때, 삶이 흔들리고 몇 배는 조급해지는 게 느껴졌다. 불안은 점점 커졌으며 결국, 나는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내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글을 쓰든 글의 범위에 들어 있으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다만 더 많은 것들을 추구하게 되었다. 다양한 언어를 습득하고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하며 소통하며 결국엔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내 목표는 심리학자, 다중언어구사자, 작가가 되었다. 각각의 목표는 소중한 꿈을 지니고 있는 등불과 같다. 아직까지 스스로가 정신 못 차렸나 싶기도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내가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게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 같다. 사춘기에 들어선 동생이 섭섭하고 답답한 일들을 쏟아내며 누군가 들어주길 바랐을 때, 나는 별말 없이 옆에 앉아 몇 시간 동안의 푸념을 들어주었다.


 동생은 생각보다 쌓인 게 많았다. 내 목표는 더욱더 확고해졌다.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그게 내가 바라는 꿈이자, 심리학자가 되는 것이 내 목표다. 물론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복수전공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대학원을 진학하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니 그쯤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할 것이다. 돈을 모으는 것, 우선, 1000만 원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살면서 내 뜻대로 안 되는 것들에 대해 너무 조바심을 가지지도 슬퍼하지도 말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방법을 생각해 내며 앞으로 헤쳐가는 게 삶이라고 나는 믿는다. 내가 살아가는 곳이 어디든, 어떤 현실이 나를 옥죄이더라도 가끔은 주저앉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나가는 것이, 그 용기를 스스로 불어넣어 주는 것이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 나이가 어떻든, 내 상황이 어떻든,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다. 내 20대가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또한 없다. 나는 그저 나아가며 과정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내 30대를 바라보며 크게 웃겠지. 그때가 되면 동생의 마음까지 안아줄 수 있는 언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엄마도 마찬가지고 아빠, 오빠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힘들 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나는 겁 따위는 없다. 매일 아침 드는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희망으로 가득 찬 아직 나는 갈 길이 멀고 할 것이 많으니 꿈이 크니 얼마나 가슴 벅찬 삶이냐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몸은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마음을 먹은 것만으로도 이게 얼마나 감사하고 대단한 것인지 알고 있다.


 내 우울증은, 이번 연도는 나에게 크나큰 시련이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인생에서 몇 년 정도는 길게 봤을 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그 말은 내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결국에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내가 단단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내 인생의 여정을 글쓰기란 친구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이제 흔들리더라도 완전히 흘러내리지 않는다. 내 뼈대는 내가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내 삶을 부정하지 않는다. 자책하지도 않는다.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 한몇 번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내 삶은 나의 것, 이제는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설사 그들의 말이 맞다고 해도, 내가 해보고 나서 내가 판단할 일이다. 문과 관련 학과를 나온다고 해서, 늦게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서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과거의 나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현재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려고 한다. 나는 내 인생의 첫 관객이며 응원해 주는 사람이며 친구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고 해도 나 자신을 잃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젠 쉽게 상처받지 않는다. 내 가치는 나만이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나인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나오는 주인공 '지호'를 보고 드라마지만 많은 공감을 얻었다. 내가 같은 길을 걸었다면, 서른 살에 지호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비록 나는 아직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 없지만 그냥 난 나를 사랑해 주기로 했다. 연인이 없으면 뭐 어떤가 나는 내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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