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U의 웬즈데이가 되고 싶은 이유
어릴 적부터 나는, 남들이 정해놓은 길보다 내가 선택한 길 위에 서고 싶었다. 그러다 드라마 웬즈데이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내고, 그 결과가 학교를 구하는 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남들의 부러운 시선이나 화려한 주목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의 것을 묵묵히 해나가며, 스스로의 기준을 지켜갈 뿐이다. 그 모습이 나에게도 있다고 느꼈다. 웬즈데이에게 닮고 싶은 점은 위기 상황에서의 침착함이다. 감정적 파동이 크지 않고 오히려 평온해 보일 정도로 위기 상황에서의 해결책을 빨리 찾는다. 그리고 친구를 아끼는 츤데레 같은 면이 있다. 취향 면에서는 겹치는 부분이 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오컬트나 마녀 같은 신비로운 세계관에 매력을 느낀다. 웬즈데이가 지닌 특유의 어두우면서도 매력적인 색깔이 나의 창작 취향과 닿아 있는 듯하다. 또한 웬즈데이가 엄마와 자주 갈등을 겪듯 나 역시 가치관 차이로 엄마와 자주 부딪힌다.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리더 기질을 발휘해 사람들을 이끄는 능력도 공통점이다. 나는 영웅도, 1등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내가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고, 그 힘으로 내 길을 개척해 나간다. 우리 학교 주요 핵심 가치가 '개척'인 만큼, 나 역시 GNU의 한 사람으로서 그 개척을 이루어보고 싶다. 지금 나는 경상국립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들릴지 ㅁ로라도, 내게는 나만의 원칙을 지켜온 결과이자 새로운 출발선이다. 남들과 다르더라도, 나답게, 그리고 더 나은 세상에 보탬이 되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싶다. 내게도 '꼭 해내고 싶은 일'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무모하고 대책 없고, 무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난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집중했다. 물론 나는 웬즈데이처럼 학교를 폭발시키거나, 날려버리거나, 극단적인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려는 건 아니다. 물론 그 점도(?) 멋져 보일 수 있지만, 나는 내가 다니는 학교가 좋다. 그래서 조금은 덜 화려하지만, 꾸준하고 단단하게 내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려 한다. 예를 들어, 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 영어를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꿈꿨다. 경험도, 기회도, 심지어 나를 믿는 사람도 많지 않았지만 스스로 교안과 자료를 만들고, 강의 방법을 연구하며 준비했다.
그 노력은 결국 지금 내가 영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로 이어졌다. 또 한 번은, 학기 중 과제와 시험 준비로 하루하루가 버거운 상황에서 토익 시험을 봐서 925점을 달성했다. 피곤함과 시간 부족이 나를 시험했지만 끝까지 해냈을 때,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낸다.'는 내 성향이 튀어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통역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한양대 학생들을 도와 외국인 학생들에게 진주시를 소개하고 인솔하는 일을 맡으면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제대로 소통하고 왔다. 그리고 그 소중함을 깨닫고 내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 가지고 싶은 직업 '국제문화교류전문가'를 꿈꾸는 것이 틀리지 않았음도 깨달았다. 나는 계속 도전을 하고 있다. 이 경험들은 내게 한 가지 교훈을 남겼다. 개척은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완주에서 완성된다는 것. 앞으로 1등, 세상이 바라는 속도에 따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내가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고, 그 과정에서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GNU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개척은 거창한 혁명이 아니다. 수업을 들으며 깨달음과 영감을 얻고, 마치고 어학원에 가서는 매일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작은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 새로운 경험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일, 그리고 나만의 원칙을 지키며 나아가는 일이다. 아쉽게도, 내게는 웬즈데이의 애완 '손' 띵(Thing) 같은 반려동물은 없다. 하지만 강인하고 꺾이지 않는 그녀의 소신만큼은 내 마음속에 있다. 그 마음으로 남은 대학 생활을 차분하고 단단하게, 나답게 걸어가고 싶다. 세상은 때로 비교와 경쟁을 강요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나답게 서는 법을 배우고 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그 길 끝에 나만의 '개척'이 완성될 거라 믿는다. 그것이 내가 GNU에서, 그리고 인생에서 그리고 싶은 웬즈데이식 해피엔딩이다. 아마 나는 웬즈데이처럼 모든 걸 극단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인함, 꺾이지 않는 소신, 그리고 자기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끈기는 기꺼이 닮고 싶다. 아니, 어쩌면 나는 이미 조금씩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냥 웬즈데이가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 GNU에서,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길에서. 추신이지만, 나는 '팀 버튼'감독의 오래된 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