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가 있는 세상(15)

사랑의 양면성

by 칼미아

색현이 말했다. "왜 사랑 때문에 싸우셨는데?" 심화가 답했다. "부모님께 사랑은 호기심과 두려움, 행복함의 혼합물이었으니까. 많은 혼란이 있었을텐데 결국 나를 낳으셨어. 그렇다는 말은 부모님도 처음부터 모든 감정들을 통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으셨단 말이지." 색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위로했다. "언젠가 너희 부모님은 돌아오실꺼야." 심화가 말했다. "굳이 돌아오지 않으셔도 괜찮아. 돌아오셨다가 모든 게 변했다고 생각하셔서 절망하시면 어떡해." 색현이 말했다.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심화가 말했다. "두려워."

색현은 뒤에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심화가 말했다. "있잖아, 니가 나한테 어떤 행동들을 할 때마다 색다른 감정을 느껴. 막 간지러운 느낌이 드는데 이게 사랑이란 거지?" 색현이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 알다시피 나도 이런 종류의 사랑은 처음이라." 심화가 말했다. "사랑에도 종류가 있어?"


색현이 말했다. "그럼. 가족을 향한 사랑, 연인을 향한 사랑, 친구를 향한 사랑, 선생님을 향한 사랑, 즉, 상대가 누구이냐에 따라 다른 종류가 되지." 심화가 말했다. "역시 복잡하구나. 그런데 느낌은 좋아." 색현이 말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이제 곧 다시 학교에 돌아갈 수 있어." 심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 변하지 않은 심심한 세상에서 지내야 하는 시기구나." 색현이 말했다. "세상이 변하지 않아도 색다름을 느낄 수 있어. 내가 가르쳐줄께." 색현은 심화를 계속 어디든 데리고 다녔다. 그걸 못마땅해하는 재학생들이 있었다. 따가운 시선에 그들을 바라본 심화는 그들에게서 자주색 빛이 나오는 걸 보았다. 그 빛은 상당히 강렬하고 뜨거웠다.

가끔은 조별과제 때문에 그들은 색현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그럴때 그녀는 그들에게서도 옅은 분홍색이 나오는 걸 보았다. 그리고 그걸 본 자신에게서 자주색 빛이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내 감정이 뭔지 이제 보이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지, 이게 뭔 감정인지 알 지 못한다면." 하지만 자주색 빛의 감정은 불쾌했다.


그러다가도 색현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면 자주색은 금방 분홍색으로 바뀌었다. 심화는 진지하게 색현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색현이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너도 상당히 나를 좋아하구나."

심화가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색현이 말했다. "그 감정은 질투인 것 같은데." 심화는 질투라는 감정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주변의 질투라는 감정을 자신 것을 포함해서 거두어들였다. 그러고는 동그란 실뭉치로 만들었다. 그 실뭉치로는 뜨개질을 해도 한 5개는 목도리를 뜰 수 있는 양 처럼 보였다. 그녀는 그 털 뭉치를 가방에 잘 넣어다녔다. 언젠가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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